이란 “추가 공격땐 최고 수준 대응”
레바논-이라크-시리아 등 포성 계속
“헤즈볼라, 이란 명령 대기” 확전 우려
최근 본토 공격을 주고받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직접적인 무력 대응엔 나서지 않으면서도 한껏 날을 세우며 적대감을 드러냈다. 이란은 “‘최고 수준(at maximum level)의 대응”을 경고했고, 이스라엘은 주변 친(親)이란 시아파 무장세력들을 공격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20일(현지 시간)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미국 NBC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19일 공격은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 가깝다”고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그는 “이스라엘이 새 공격에 나서지 않는다면 대응하지 않겠지만, 추가 행동이 있으면 최고 수준의 대응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양국의 충돌은 멈췄지만 레바논과 이라크, 시리아 등 중동 주요국에선 포성이 이어지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19일 이라크 중부의 칼수 군사기지에서는 수차례의 폭발이 발생해 최소 1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곳에는 과거 시아파 민병대였으나 최근 이라크 정규군으로 통합된 무장세력 ‘하시드알사비(PMF)’가 주둔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폭발이 이스라엘-이란 충돌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시리아 국방부 또한 “이스라엘이 이란을 무인기로 공격한 19일 당일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남부 군사기지의 대공 방어 시설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접경지대에선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의 교전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양측의 교전으로 사상자가 매일 늘어나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보다 헤즈볼라와의 교전에 치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헤즈볼라는 웬만한 국가 정규군 수준의 군사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 “헤즈볼라가 이란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며 양측 교전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란이 겉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이스라엘의 19일 공격에 상당히 충격을 받은 상태라는 보도도 나왔다. 방공망이 손상돼 본토의 공군기지 레이더 시설 등이 피해를 입은 만큼 심리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의 일부 무인기가 이란 영토 안에서 발사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0일 “이스라엘이 이란 ‘턱밑’에서도 공격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셈”이라고 분석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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