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밀어내기’ 르완다법, 英의회 통과…인권단체 “국제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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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23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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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상원-하원 ‘마라톤 핑퐁 공방’ 종지부
수낵 총리 “10~12주 후 첫 항공편 출발”
유럽인권재판소·추방난민 법적 공방 예고

뉴시스

‘난민 밀어내기’라는 비판을 받는 영국의 이른바 ‘르완다법’이 2년간의 논쟁과 법적 분쟁 끝에 22일(현지시각) 영국 의회를 통과했다.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상원은 이날 ‘르완다 안전(망명 및 이민)법안’을 가결했다. 가디언은 “주요 조항을 둘러싼 상원과 하원의 마라톤 ‘핑퐁’ 공방 끝에 야당과 반대파가 양보하면서 법안이 마침내 통과됐다”고 전했다.

이 법안은 23일께 영국 국왕의 승인을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이 법안을 강하게 밀어붙였던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표결에 앞서 반대자들이 이 정책을 막기 위해 “책에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내무부 장관은 법안 통과 후 “(난민)보트를 막으려는 우리 계획의 획기적인 순간”이라고 환영했다.

이 법은 영국 정부가 불법 이민자와 망명 신청자를 동아프리카 국가 르완다로 보내 난민 심사를 받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영국 정부는 대신 르완다에 이들의 생활비와 주거비 등을 5년간 지급한다.

영국 정부는 목숨을 건 무리한 망명 시도와 인신매매 등 범죄를 막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국제 인권단체들은 강제적인 난민 떠넘기기라고 비판해왔다.

고문으로부터의 자유와 국제엠네스티, 리버티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법안 통과 후 공동성명을 내고 “헌법과 국제법을 파괴하는 한편 난민들을 안전하지 않은 미래의 위험에 처하게 했다”고 맹비난했다.

르완다행 첫 비행기는 3개월 후쯤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수낵 총리는 망명 신청자들을 르완다로 실어나르는 첫 항공편이 “10~12주 후에 출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법이 발효되더라도 법적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유럽인권재판소(ECHR)은 지난해 “국제법 위반”이라며 난민을 태운 르완다행 첫 항공편을 멈춰 세운 바 있다. 영국은 유럽인권협약 서명국이어서 ECHR과 법적 다툼에 휘말릴 수 있다. 수낵 정부는 이민 문제는 ‘주권’에 관한 문제라면서 “유럽법원의 임시 차단 조치를 거부할 권한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추방자 명단에 오른 망명 신청자들도 개인적으로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 법안은 “르완다로 이송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실질적이고 임박하며 에측 가능한 위험이 있는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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