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상원-하원 ‘마라톤 핑퐁 공방’ 종지부
수낵 총리 “10~12주 후 첫 항공편 출발”
유럽인권재판소·추방난민 법적 공방 예고
‘난민 밀어내기’라는 비판을 받는 영국의 이른바 ‘르완다법’이 2년간의 논쟁과 법적 분쟁 끝에 22일(현지시각) 영국 의회를 통과했다.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상원은 이날 ‘르완다 안전(망명 및 이민)법안’을 가결했다. 가디언은 “주요 조항을 둘러싼 상원과 하원의 마라톤 ‘핑퐁’ 공방 끝에 야당과 반대파가 양보하면서 법안이 마침내 통과됐다”고 전했다.
이 법안은 23일께 영국 국왕의 승인을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이 법안을 강하게 밀어붙였던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표결에 앞서 반대자들이 이 정책을 막기 위해 “책에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내무부 장관은 법안 통과 후 “(난민)보트를 막으려는 우리 계획의 획기적인 순간”이라고 환영했다.
이 법은 영국 정부가 불법 이민자와 망명 신청자를 동아프리카 국가 르완다로 보내 난민 심사를 받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영국 정부는 대신 르완다에 이들의 생활비와 주거비 등을 5년간 지급한다.
영국 정부는 목숨을 건 무리한 망명 시도와 인신매매 등 범죄를 막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국제 인권단체들은 강제적인 난민 떠넘기기라고 비판해왔다.
고문으로부터의 자유와 국제엠네스티, 리버티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법안 통과 후 공동성명을 내고 “헌법과 국제법을 파괴하는 한편 난민들을 안전하지 않은 미래의 위험에 처하게 했다”고 맹비난했다.
르완다행 첫 비행기는 3개월 후쯤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수낵 총리는 망명 신청자들을 르완다로 실어나르는 첫 항공편이 “10~12주 후에 출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법이 발효되더라도 법적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유럽인권재판소(ECHR)은 지난해 “국제법 위반”이라며 난민을 태운 르완다행 첫 항공편을 멈춰 세운 바 있다. 영국은 유럽인권협약 서명국이어서 ECHR과 법적 다툼에 휘말릴 수 있다. 수낵 정부는 이민 문제는 ‘주권’에 관한 문제라면서 “유럽법원의 임시 차단 조치를 거부할 권한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추방자 명단에 오른 망명 신청자들도 개인적으로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 법안은 “르완다로 이송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실질적이고 임박하며 에측 가능한 위험이 있는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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