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몸살을 앓던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도시 베네치아가 세계 최초로 일일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부과한다.
25일(현지시간) 베네치아 관계 당국은 이날부터 오는 7월 14일까지 도시에 입장하는 당일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받는다고 전했다. 관광객은 하루 방문 요금으로 5유로(한화 약 7400원)를 내면 된다.
관광 시즌인 7월까지 공휴일과 주말에만 적용되며 총 29일간 시범 운영될 예정이다. 다만, 베네치아 역사지구 거주자, 업무·학업·의료 등 사유로 방문하는 사람, 베네치아가 속한 베네토주 주민과 14세 미만 청소년, 장애인도 입장료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전에 공식 웹사이트에서 안내에 따라 5유로를 결제하면 QR코드가 발급된다. 1박 이상 머무는 관광객에게는 무료 QR코드가 발급된다.
시 당국은 산타루치아역 등 베네치아를 들고나는 주요 지점에 검사원을 배치해 관광객에 대해 무작위로 검표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입장료를 내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50~300유로(7만~44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오버 투어리즘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이 제도는 거주민이 떠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훼손된 문제에 따른 고육지책이다. 베네치아엔 성수기에 하루 평균 4만 명이 방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베네치아는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오를 뻔한 위기를 겨우 모면했다.
하지만 입장료 5유로가 관광객 수를 억제하는 데 충분한 금액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또 마치 영화관이나 놀이공원처럼 입장료를 부과한다는 점에서 베네치아가 ‘디즈니랜드’가 됐다는 조롱도 나온다고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전했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시도된 적이 없는 실험”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베네치아를 더 살기 좋은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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