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중국 항구에 3개월째 정박 중"
중국이 북러 무기거래 지원한 첫 정황
美국무부, 반발…"안보리 결의 준수" 촉구
북한 무기를 러시아에 운반하는데 동원된 러시아 선박이 중국 항구를 이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북러 무기 거래를 지원한 정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국 국무부는 중국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결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26일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북한 무기를 러시아에 운반하는데 동원된 러시아 선박이 중국 항구에 석 달째 정박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미 국무부는 “관련 사안에 대해 중국 당국에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25일 일부 외신은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을 두고 서방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러 군수물자 운송에 관여한 러시아 화물선에 정박지를 제공한 사실을 위성사진 등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지난 1월 러시아 화물선 ‘앙가라’호가 북한과 러시아를 오간 후 2월 9일부터 중국 저장성의 한 항구에 정박해 있다고 전했다.
앙가라호는 지난해 8월부터 다량의 컨테이너를 싣고 러시아와 북한을 오가며 군수물자를 운송한 것으로 파악돼 미국, 영국에 이어 한국의 제재 리스트에도 오른 선박이다.
RUSI는 위성사진, 선박 위치 발신장치 기록 등을 분석해 앙가라호는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항구를 최소 11차례 오가며 군수품을 운송했다고 설명했다.
조지프 번 RUSI 선임연구원은 “(앙가라호가) 아무런 검사도 받지 않고 수리를 마친 채로 출항한다면 이는 중국이 러시아 선박들에 대해 그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국무부는 “앙가라호는 북한에서 러시아로 군사 장비와 군수품을 운반하는 러시아 화물운송그룹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데 이(군수품 운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서 금지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른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부연했다.
이런 입장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 중인 가운데 나와 주목받았다.
앞서 미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중국 방문 일정에서 북한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양한 우려사항을 다룰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또한 블링컨의 이번 방중 주요 목적에는 중국의 대러 군사적 지원 확대를 막는 것도 포함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티모시 히스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이 ‘정치적 수렁’에 빠져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중국의 대러 지지를 제한하는 것은 러시아의 군사적 진전 속도를 늦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분석했다.
25일 상하이에서 베이징으로 이동한 블링컨 장관은 26일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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