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 인하 확신 오래 걸릴 듯”… 고금리 장기화 시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2일 03시 10분


파월 “추후 금리 인상은 없을 듯”
“1분기 인플레 진전 부족…인하 오래 걸릴 것”
인하 시점 가이던스 피해 “지표에 달렸다”

뉴욕증시 혼조세…다우 0.23% 상승
‘인상 배제’에 미 국채금리 하락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일(현지시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끈적이는 미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는 언제 될지 모르고, 고금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적어도 금리 인상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하지만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확신이 올 때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여러차례 밝혀 고금리의 장기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을 선택지에 올리는 ‘매파적 피벗(정책전환)’을 선언할 수 있다는 우려보다 ‘비둘기적’인 파월 의장의 발언에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곧바로 상승세로 전환됐지만 금리 인하가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34%, 0.33%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춰

연준은 이날 FOMC 정례회의에서 시장 전망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5.25~5.50%로 유지됐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지난 한 해 동안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금리를 동결하고 “들어오는 데이터, 진화하는 전망, 리스크의 균형을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얻기 전까지는 금리를 내리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성명서에서는 이전 성명서에 없던 “최근 몇 달 동안 위원회의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추가 진전이 부족했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올해 들어 3회 연속 미국 물가지표가 시장 전망을 상회함에 따라 연준이 물가 상승세를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음을 성명서에 새 문구로 표현한 것이다. 연준이 주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3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해 시장 전망치(2.7%)를 상회한 바있다.

이에 따라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을 언급할 수 있다는 우려에 달러가치가 치솟고, 미 국채금리가 오르며 증시는 하락하는 등 최근 금융시장이 출렁여왔다. 파월 의장은 현재 물가 둔화 추세가 예상했던 것보다 높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기준금리는 충분히 높고 수요를 누르고 있다. 시간에 걸쳐 충분히 제약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를 더 제약적, 즉 인상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을 내비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우리의 다음 행보가 금리인상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히기도 했다.

●‘3번 인하 시간 있나’ 질문에 파월은

이날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배제를 시사하면서도 인하 시점에 대한 힌트는 노련하게 피해갔다. ‘연준의 3월 경제전망요약(SEP)에 나온 대로 올해 3번 금리를 인하할 시간은 있을 같나’, ‘파월 의장 당신의 마음속에 올해 금리를 한 번이라도 내리지 않을 확률이 올라갔나’, ‘대선 일정에 영향을 받지 않겠나’는 등 파월 의장의 마음을 읽기 위한 다양한 질문이 나왔지만 그의 메시지는 한결 같았다.

파월 의장은 “올해 1분기(1~3월) 인플레이션 둔화 진전을 보지 못했다. 금리를 낮추기 위해 필요한 확신을 얻기까지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면서도 “내 마음 속에 따로 확률은 없다”, “전적으로 향후 경제지표를 봐야 한다”는 등 가이던스를 피했다.

다만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에는 변함이 없었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높았다 하더라도 전반적인 둔화의 틀은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스태그플레이션 걱정은 없다. 미 경제성장률이 둔화됐다고 해도 여전히 견고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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