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루비오-스콧 등 2인자 후보
행사장 도열해 한명씩 구애 발언
트럼프 “50명 자리 간청” 너스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의 부통령 후보 선발이 ‘어프렌티스(Apprentice·트럼프 출연 TV 리얼리티쇼)’가 되고 있다.”
11월 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경쟁이 아이돌 선발 오디션을 방불케 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개최한 고액 기부자 행사에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7명을 모두 참석시켰으며, 이들은 앞다퉈 강성 발언을 쏟아내며 충성 경쟁을 펼쳤다.
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3, 4일 2만5000달러(약 3400만 원) 이상 기부한 인사들만 참여하는 행사에 상원의원 J D 밴스, 마코 루비오, 팀 스콧을 초대했다. 하원의원 엘리스 스터파닉과 바이런 도널즈,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도 모습을 드러냈다.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을 제외하면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거의 총출동한 셈이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연설 때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함께 단상 위에 도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50명이 전화해 (부통령 자리를) 간청하고 있다”며 “될 수만 있다면 오른팔이라도 자르겠다고도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부통령 후보로 많이 거론된다”(루비오 의원), “매우 똑똑하다”(스터파닉 의원), “매우 부자”(버검 주지사), “내가 사랑하는 사람”(놈 주지사) 등으로 참석한 주자들을 한 명 한 명 거론했다.
이번 행사는 주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물론 공화당 ‘큰손’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다. 이에 이들은 서로 질세라 트럼프에게 구애를 펼쳤다. 스콧 의원은 ‘대선에서 패해도 승복하겠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트럼프를 선택할 것”이라고 즉답을 피해 갔다. 버검 주지사는 “2020년 대선 당시 엄청난 부정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근 반려견 사살 논란에 휩싸인 놈 주지사는 “경호원을 공격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개도 안락사시켜야 한다”고 했다.
WP는 이날 행사에 대해 “트럼프가 잠재적 부통령 후보들을 ‘어프렌티스’ 스타일로 공개 비교했다”고 전했다. 액시오스 역시 “쇼가 시작됐다(It’s Showtime)”고 표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처럼 부통령 지명 과정을 띄우는 건 장기 대선 레이스에서 당내 장악력을 강화하고 선거자금 모금 등에서의 흥행을 고려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공화당은 7월 15∼18일 일리노이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대통령-부통령 후보를 공식 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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