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 대학가를 뒤덮은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젊은층 유권자를 주 타깃층으로 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민주당)의 재선가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 속 사실 대다수 젊은층 유권자들이 갖고 있는 문제의 핵심은 분쟁보다는 ‘경제’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른바 ‘MZ세대’ 유권자들이 가자지구 전쟁에 있어 이스라엘보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맞지만, 현재 이들의 가장 큰 불만은 가자지구 분쟁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라는 것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여론조사들을 토대로 현재 미국 젊은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가자지구 전쟁이 아니라고 짚었다. 가자지구 분쟁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정책이 그의 대선 캠페인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순 있겠지만 그 점이 젊은층 유권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근원적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NYT는 “최근 몇 달 동안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젊은 유권자들은 팔레스타인 분쟁에 공감할 가능성이 높지만 2024년 선거(11월 대선)에서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전쟁’을 주요 이슈로 꼽은 유권자는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른 유권자들과 마찬가지로 젊은 유권자들은 종종 경제적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꼽는다”며 “젊은 유권자들은 2020년 (대선에서의) 같은 시점보다 바이든에 대해 더 냉담하지만,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에 대한 미국의 지지가 불만의 중요한 요인이라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미국인의 응답을 살펴보면 지난 10년간 미국인들은 팔레스타인에 호의적인 여론 쪽으로 조금씩 옮겨갔다.
갤럽에 따르면 미국인의 51%는 여전히 이스라엘에 더 호의적이지만, 2013년 12%에서 현재는 27%가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줬다. 이는 이스라엘 정치의 우경화, 친팔레스타인 활동가들의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와 같은 사회운동 등이 영향을 끼쳐 10년간 세대적 변화를 일으켰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일례로 퓨 리서치 센터의 최신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18~29세 연령층은 65세 이상 연령층보다 가자지구 분쟁에 있어 팔레스타인 쪽으로 향할 가능성이 3배, 전체 성인보다 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 측은 “모든 사람이 시위에 나선 사람들처럼 이 문제에 대해 열광하는 것은 아니지만, 18~29세 사이의 사람들은 나이가 든 미국인들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공감대가 11월 대선 투표에 대한 우선 관심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 4월 대학 캠퍼스 내 친팔레스타인 시위와 경찰의 관련 단속이 벌어지기 직전에 실시된 하버드 정치연구소의 청소년 여론조사에서 18~29세 미국인들은 가자지구 분쟁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처에 대해 76%가 반대, 18%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경제 문제를 가장 우려한다고 답한 27%에 비해 가자지구 분쟁을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관심사로 꼽은 응답자는 2%에 불과했다.
올해 4월 말 실시한 이코노미스트·유고브 여론조사에서도 18~29세 유권자의 22%가 인플레이션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았다. 외교 정책을 가장 큰 관심사로 꼽은 비율은 단 2%에 불과했다.
한편 NYT는 “젊은 유권자들이 가자 분쟁에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에게 대거 이탈하지 않더라도, 그들이 투표를 하지 않는다면 바이든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표’에 젊은층 유권자들의 힘이 실려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청년위원회 위원인 카메론 드리거스는 NYT에 “바이든에게 투표하는 것에 대해 점점 더 냉담해지는 많은 사람들의 얘길 듣는다”고 말했다.
대학 캠퍼스에서 ‘이스라엘 투자 철회 캠페인’을 조직하고 있기도 한 드리거스는 “바이든이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가자지구 시위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많은 청년 조직가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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