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년 늘려 저출산-고령화 대응
8월부터 65세→70세 재고용 확대… 60~65세, 무리한 임금 삭감 않기로
日정부 “기업, 70세까지 고용 노력”… 고령자 채용 늘려 일손 부족 해결
약 515조 원의 시가총액을 지닌 일본 최대 기업 도요타자동차가 퇴직하게 되는 65세를 재고용해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일본의 법적 정년(60세)을 감안하면 사실상 정년 후 10년 더 일할 수 있게 한다는 뜻이다.
오랫동안 저출산 고령화를 겪은 일본은 일손 부족 해결을 국가적 과제로 여기고 있다. 이를 위해 1980년대부터 수십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정년을 높이고 고령자 고용 촉진책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재고용을 늘려가며 기업 성장과 고령자 일자리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 “원하면 70세까지 재고용”
8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도요타는 인사 제도를 개편해 올해 8월부터 재고용 연령을 기존 65세에서 70세로 늘린다. 모든 직종이 대상이다. 급여 등 근로조건은 현행 재고용 제도에 맞춰 개별적으로 정한다.
60∼65세 재고용 사원 처우도 개선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60세 정년을 맞이하면 희망하는 사원에 대해 재고용을 하지만 부장 이상 보직을 맡지 않으면 임금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를 바꿔 앞으로는 회사 공헌도 등을 감안해 임금을 무리하게 깎지 않을 방침이다.
현 제도에서도 60세 정년 사원의 80%가량이 임금 삭감을 감수하고 재고용 계약을 맺는다. 하지만 거꾸로 따지면 20%가량은 회사를 떠난다.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입장에서는 이들을 붙잡아 두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재고용 계약 조건 개선에 나선 것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1123만 대를 판매한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다.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 모든 분야에 전방위 투자를 하는 ‘멀티 패스웨이’ 전략을 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개발 및 생산 현장에서 일손 부족에 따른 부담이 크다. 여기에 다이하쓰 등 자회사 인증 부정, 품질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기술력 있는 인재 확보의 중요성이 커졌다.
여기에 지난해 영업이익이 5조3529억 엔(약 47조 원)을 기록하며 일본 기업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5조 엔’을 달성했다. 그만큼 고령자 재고용을 할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사토 고지(佐藤恒治) 도요타 사장은 이날 결산 발표 기자회견에서 “인적자본에 3800억 엔(약 3조3400억 원)을 투자하겠다”란 뜻을 강조했다.
● 마쓰다-YKK 등도 고령자 재고용 활발
일본의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은 2000년 68.2%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59.5%로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 대신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 비중이 2000년 17.4%에서 2050년 37.7%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구조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사회 전반이 고령자 고용에 적극적이다. 58세였던 정년을 1998년 60세로 늘렸고, 2006년에는 65세 이상의 고용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기업은 정년을 연장·폐지하거나 재고용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2021년에는 70세까지 고용하도록 노력할 의무를 기업에 부과했다.
이로 인해 도요타 외에도 많은 기업이 정년 연장과 폐지, 시니어 사원 처우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퍼 제조로 유명한 YKK는 2021년 정년제를 없앴고, 또 다른 자동차 업체 마쓰다는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높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지난해 여론조사에서 18세 이상 성인 가운데 ‘65세 이후에도 일할 것’이라는 응답이 66%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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