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이후 약 21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양 폭풍이 발생하면서 전 세계 곳곳에서 형형색색의 오로라가 관측됐다.
12일(현지시각)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미국, 독일, 스위스, 중국, 영국, 스페인 등에서 오로라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오로라는 주로 태양에서부터 날아오는 ‘전하를 띤 입자(플라스마)’가 지구 자기장에 이끌려 대기로 진입하면서 공기 분자와 부딪히고, 이에 따라 빨강·파랑·노랑·보라·분홍 등의 빛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특히 이 같은 휘황찬란한 오로라 향연은 극한(Extreme) 수준인 G5 등급의 지자기 폭풍(자기 폭풍)이 지구에 도달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구 자기장의 일시적인 혼란을 뜻하는 ‘지자기 폭풍’은 G1부터 G5까지 5단계로 강도가 구분되는데, 이중 G5가 가장 강력한 수준이다. 이 같은 G5급 자기 폭풍이 지구를 강타한 것은 2003년 10월 이후 21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G5급 자기 폭풍으로 스웨덴과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에서는 정전이 발생하고 변압기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지자기 폭풍의 원인은 지난 8일부터 태양의 대형 흑점에서 수차례 일어난 강력한 폭발 때문으로 분석된다. NOAA는 8일부터 태양 상층부 대기인 코로나에서 최소 7번의 플라스마·자기장 대량 방출을 관측했다. 한 NOAA 우주 기상 예보관은 이 물질들이 지구로 향하면서 지구 자기장에 영향을 미쳐 전파 교란이나 통신 서비스 중단, 인공위성 운영 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서비스 성능이 저하돼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자기 폭풍은 일반 시민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 통신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 폭발로 지구에 도달한 플라스마·자기장은 고주파 통신에는 큰 장애를 일으키지만, 그와 다른 무선 주파수를 사용하는 휴대전화엔 영향이 미미한 것이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는 지금까지 태양 폭풍에 따른 심각한 피해 보고는 없다고 했다.
최소 이번 주 초까지는 약하게나마 자기 폭풍의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NOAA는 G5 등급까지 올라갔던 자기 폭풍이 G2~G3 수준으로 약화될 전망이며, 14일에는 G1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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