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中 패권견제 목적 넘어
대만-한국과의 격차 줄이려는 의도”
일각선 “정부주도로 과잉생산 우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첨단 반도체 생산 분야에 올해에만 810억 달러(약 111조 원)를 쏟아부으며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요 국가들은 반도체 보조금으로 현재까지 3800억 달러를 책정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2022년 8월 자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발효한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라 올해 인텔(85억 달러)과 대만 TSMC(66억 달러), 삼성전자(64억 달러) 등에 총 39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대대적인 투자는 첨단 반도체 기술에서 중국에 대항하는 것 이상으로 목표를 갖고 있다”며 “국가가 주도한 투자로 성장해온 한국 및 대만과의 격차를 줄이는 게 또 다른 목표”라고 지적했다.
EU 역시 최근 463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 지급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특히 인텔은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36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생산 라인을 구축할 예정인데, EU는 11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TSMC 역시 독일에 110억 달러 규모의 합작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인도도 2월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승인하며 반도체 생산 경쟁에 뛰어들었다. TSMC 공장이 들어선 일본은 2030년까지 642억 달러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한국 정부는 직접적인 보조금 지급 대신에 73억 달러 규모의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세계적인 경쟁이 반도체의 과잉 생산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세라 루소 애널리스트는 “시장 중심의 투자가 아닌 정부가 주도하는 제조업 투자는 결국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생산 역량을 갖춘 (나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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