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입막음’ 재판 찾아 옹호발언
존슨 하원의장까지 “정치적 재판”
“美권력 3위 사법체계 부정” 지적
트럼프, 중도층 잡을 후보놓고 고심
“미국인은 트럼프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더그 버검 미국 노스다코타주 주지사)
“트럼프 기소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민주당의 정치공작원이다.” (J D 밴스 미국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11월 미국 대선에서 야당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나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사건의 형사재판이 진행되면서 그의 부통령 후보군으로 오르내리는 공화당 인사들이 잇따라 해당 재판정에 출두해 노골적인 충성 발언 경쟁을 벌이고 있다.
J D 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 주지사, 인도계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등은 물론 미 권력서열 3위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까지 입을 모아 집권 민주당과 사법부가 “이번 재판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NBC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통령 후보군이 법정을 (충성) 증명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 부통령 후보군에 하원의장까지 ‘충성 경쟁’
버검 주지사, 라마스와미, 존슨 하원의장은 14일 뉴욕 맨해튼 법원을 찾았다. 버검 주지사는 이날 “미국인은 이미 트럼프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이 빨리 끝나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운동에 더 빨리 복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기업가 출신인 그는 지난해 12월 공화당 경선에서 일찌감치 사퇴하고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낙태, 인종, 성(性) 정체성 등에서 강경 보수 성향을 보인다. 지난해 4월에는 주 내에서 임신 6주 이상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올 1월 대선 경선에서 사퇴하고 ‘트럼프 지지’를 밝힌 라마스와미 또한 “재판은 부당하다. 여기는 미국이 아니라 3류 ‘바나나 공화국’(민주주의가 낙후된 제3세계 후진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향과 비슷한 “기후위기는 사기”, “작은 정부를 위해 연방 공무원 75%를 해고하겠다” 등의 발언을 내놓고 있다.
밴스 의원은 13, 14일 이틀 연속 법정을 찾았다. 특히 13일 “이 기소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민주당의 정치공작원”이라고 주장했다. 대표적 러스트벨트(낙후된 산업지대)인 오하이오주의 철강촌 미들타운에서 태어났으며 저소득 저학력의 백인이 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는지 등을 분석한 ‘힐빌리의 노래’란 베스트셀러를 썼다. 인도계 아내를 둬 비(非)백인과 이민자의 지지를 얻어낼 가능성 또한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존슨 의장 또한 14일 “미국의 사법 체계가 무기화하고 있다. 이 재판은 엉터리”라고 주장했다. ABC뉴스는 입법부 수장이자 대통령, 부통령에 이은 미 권력서열 3위 인사가 미 민주주의 근간인 사법 체계를 부정했다며 “미 현대 정치사에서 주목할 만한 순간”이라고 평했다.
● 현 후보군, 중도-고학력 유권자 소구력 약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언제쯤 부통령 후보를 발표할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 7월 공화당 전당대회 직전에 발표하는 것 아니냐고 예상한다. 다만 밴스 의원, 버검 주지사, 라마스와미 등이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점으로 꼽히는 중도층 및 고학력 유권자에 대한 소구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3월 공화당 경선에서 사퇴한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를 부통령 후보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인도계인 헤일리 전 대사는 중도층 유권자로부터 고른 지지를 얻고 있다. 에너지 및 금융 재벌 코크 형제 등 공화당 큰손 후원자와의 관계 또한 돈독하다.
특히 잇따른 민형사 소송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률 비용이 치솟고 있는 만큼 헤일리 전 대사를 반드시 끌어들여야 한다는 ‘현실론’도 적지 않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11일 “당내에서는 트럼프와 헤일리가 화해하는 것이 서로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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