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경찰이 파타야에서 한국인을 납치해 살해한 피의자 3명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추진하겠다”고 14일(현지 시간) 밝혔다. 태국 사법부가 한국 국적자인 피의자들에게 영장을 집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사건이 발생한 태국에서 반드시 이들을 법정에 세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태국 경찰은 이들이 금전적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피의자 3명 중 한 명인 이모 씨(26)는 15일 한국인 관광객 노모 씨(34)를 납치해 살해한 뒤 시신을 저수지에 유기한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남경찰청은 당초 그에게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범행에 직접 가담했다는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14일 혐의를 살인 방조로 변경했다. 이 씨는 공범들과 현장에 있었지만, 살인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다고 거듭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경남 창원지법에 출석하면서도 “내가 죽이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태국 매체 카오솟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피해자 노 씨의 어머니가 돈을 요구하는 전화 등을 받았다고 진술한 점을 들어 이들의 범행 동기가 돈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폐쇄회로(CC)TV 영상 이미지,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피의자들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명확한 증거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노 씨의 유전자(DNA) 감식 결과도 공개했다. 11일 발견 당시 그의 손가락 10개가 전부 잘려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지만 그의 가족 DNA 등과 비교한 끝에 신원이 확인됐다. 또 혈흔 분석 결과 피의자들이 노 씨를 파타야가 아닌 방콕에서 살해했다고 보고 있다. 이후 차로 약 2시간 떨어진 파타야로 이동해 대형 플라스틱 드럼통에 시멘트를 메워 저수지에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합동수사팀 팀장을 맡은 솜꾸안 픈탑 태국 경찰청 부청장은 14일 “피의자들을 태국으로 송환해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및 한국 경찰과 협조하고 있다. 태국과 한국은 범죄인인도청구협정이 체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로 도망쳤던 또 다른 피의자 이모 씨(27)는 이날 프놈펜에서 현지 경찰과 한국 경찰 주재관에게 붙잡혔다. 한국 경찰은 이 씨의 송환을 추진하고 있고, 미얀마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모 씨(39)에 대해서도 추적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