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시아 성향인 슬로바키아 총리가 15일(현지 시간) 총격을 당해 위독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총리 측이 그의 페이스북 계정에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60)는 이날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에서 총격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보도에 따르면 총격 사건은 브라티슬라바에서 북동쪽으로 150km 떨어진 핸들로바 마을 문화의 집 밖에서 발생했다. 당시 총 4발이 발사됐는데, 피초 총리는 배에 총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페이스북 계정 공지에 따르면 그는 여러 차례 총에 맞아 헬리콥터로 핸들로바에서 29km 떨어진 반스카 비스트리카로 이송되고 있는데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다. 슬로바키아 경찰은 이 사건 용의자를 현장에서 체포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피초 총리는 2006∼2010년 첫 번째 임기에 이어 2012∼2018년 연속 집권한 뒤 현재 세 번째 임기를 지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치러진 총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여론을 등에 업고 승리해 총리직에 복귀했다. 이에 따라 슬로바키아가 친서방 노선을 포기하고 포퓰리즘으로 비판 받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번 총격 사건은 다음달 6~9일 실시되는 유럽의회 선거를 3주 앞두고 발생했다. 이번 선거에선 포퓰리즘 및 극우 성향 정당이 많은 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피초 총리의 동맹자인 피터 펠레그리니 대통령 당선자는 “슬로바키아 민주주의에 대한 전례 없는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투표소가 아닌 광장에서 권총으로 다른 정치적 의견을 표현한다면 슬로바키아 주권 31년간 우리가 함께 쌓아온 모든 것이 위태롭게 된다”고 덧붙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총격 사건으로 충격과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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