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17일 양일간 중국을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1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단독 서면 인터뷰를 통해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중국을 추켜세웠다. 그는 미국을 겨냥해 “타국 이익을 해치는 신(新)식민지적 수법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역대 최고 수준이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현명한 정치인’이라고 평했다. 미국이 관세 인상 등 대(對)중국 무역 제재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국과 밀착해 이런 미국에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7일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한 푸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택한 것에 대해 “유례없이 높은 수준의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때문”이라며 “양국 수교 75주년이자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5주년인 올해는 양국 모두에 특별한 해”라고 밝혔다.
그는 “서방 국가는 누구와 친구가 되고 협력할 수 없는지를 결정할 권리를 스스로 부여했다”면서 “각국의 발전 모델을 선택할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주권적 이익도 무시했다”며 미국에 날을 세웠다. 러시아와 중국이 국제사회의 주요 의제에 동일하거나 유사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거짓, 위선, 조작에 기초해 현재 질서를 강요하려는 서방의 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자신이 중국 철학과 무술 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자신의 가족이 중국에 매료돼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사실도 소개하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서는 “러시아를 포함해 모든 분쟁 당사국의 이해관계가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 미국과 유럽연합(EU)을 향해 “러시아에는 1만6000건의 불법적인 제재를 부과하면서 우크라이나에는 자금과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맞섰다.
그는 러시아를 세계 4대 경제 대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공개했다.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통해 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방중 첫날인 16일 수교 75주년 기념 공연을 관람한 뒤 시 주석과 만찬을 포함한 비공개 회담을 갖기로 했다. 리창(李强) 중국 총리와도 별도로 만나 경제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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