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알제리 남성 무사히 구출
당시 키우던 개가 납치범 집 맴돌았지만, 독살당해
어머니는 아들에게 생존 모르고 2013년 사망
17세에 실종돼 사망한 줄로만 알았던 알제리 남성이 27년 동안 이웃집에 갇혀 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9형제 중 한 명인 오마르 빈 옴란(45)은 지난 1998년 알제리 젤파 시에서 직업학교로 가던 도중 실종됐다.
가족들은 그동안 오마르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10년간 지속된 북아프리카 정부와 이슬람 반군 간 내전에 휘말려 사망했을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오마르는 자신의 집에서 불과 200여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이웃집 지하실의 건초더미 아래에서 무려 27년 만에 발견됐다.
그를 구출하는 과정을 담은 SNS 영상을 보면 오마르는 머리에 지푸라기를 뒤집어쓴 채 자신을 둘러싼 수색대에 놀란 듯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위를 올려다 봤다.
그가 기적적인 탈출하게 된 것은 익명의 제보 덕분이었다. 지난 12일 현지 검찰은 엘 자지드 있는 국립 헌병대 지부를 통해 ‘약 30년 전에 실종된 오마르 빈 옴란이 바로 옆집의 양 우리 안에 갇혀 있다’는 제보를 접수하고 수색에 나섰다.
경찰관과 가족들이 이웃집에 방문했을 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오마르가 발견됐으며, 용의자인 집주인은 도주하려다 체포됐다. 실종 기간이 27년에 달하는 이번 사건은 세계 최장기간 납치 사건 중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마르의 어머니는 아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고 2013년 이미 세상을 떠났다. 오마르는 지하실에 감금 돼 있을 때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르는 갇혀 지내는 동안 창문을 통해 가족들을 가끔 본 적이 있지만 “납치범이 건 마법 주문” 때문에 지난 27년 간 한번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알제리 신문 엘 카바르에 따르면, 오마르의 개는 주인이 사라진 후 한 달 동안 용의자의 집 주변을 맴돌았다. 나중에 납치범은 가족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이 개를 독살한 것으로 추정된다.
젤파 경찰은 “이 ‘가혹한 범죄’에 대한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며 피해자는 현재 의료 및 심리 치료를 받는 중”이라면서 “가해자는 엄중한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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