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여야 국회의원들이 쟁점 법안을 놓고 국회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였다. 법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야당과 이를 막으려는 여당이 충돌한 것이다. 여소야대로 바뀐 대만 의회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취임을 앞둔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당선인은 정부 출범부터 가시밭길이 예상되고 있다.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간) 제1야당인 국민당과 제2야당인 민중당은 ‘5대 국회 개혁 법안’에 대한 강행 처리를 추진했다. 이 법안은 국회의 권한을 확대하고 정부에 대한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당인 민진당 일부 의원은 의사진행을 저지하기 위해 의장석을 향해 달려들었고, 국민당 의원들은 상대를 끌어내리고 밀치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번 몸싸움으로 민진당 의원 5명과 국민당 의원 1명 등 총 6명이 다쳤다.
민진당은 지난 1월 총통 선거에서는 승리했지만,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 선거에서는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국민당과 민중당이 공조해 처리하려는 ‘5대 국회 개혁 법안’에 대해 민진당은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관례적인 협의 절차도 없이 국회 권력을 강화해 신임 총통의 권한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국민당 출신의 한궈위(韓國瑜) 입법원장(국회의장)은 난투극으로 인해 산회를 선포하고 오는 21일 국회에서 표결 절차를 재논의하겠다고 했다.
민진당 소속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은 부상을 입은 의원들을 위로하면서 국회를 향해 이성적으로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 18일 새벽 페이스북에 “입법부와 대만의 미래에 대해 모두들 걱정”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취임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헌법을 준수하며 나에게 부여된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은 오는 20일 취임식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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