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러시아의 핵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2021년 9월 이후 2년 8개월만에 폭발 없는 핵실험을 단행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가핵안보국(NNSA)은 14일(현지 시간) 네바다주 소재 지하 시설에서 ‘미임계(sub-critical)’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17일 밝혔다. 미임계 핵실험은 폭약으로 기폭장치를 터뜨려 핵물질이 일정 수준까지 압축되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을 뜻한다. 다만 연쇄 핵반응을 일으키는 임계물질 상태로는 가지 않아 핵폭발이 일어나지 않는다.
미국은 1992년 이후 실제 핵폭발 실험을 중단했다. 다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4차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3차례 미임계 핵실험을 각각 실시했다. 바이든 행정부 또한 이번 실험을 포함해 총 3차례 미임계 핵실험을 했다.
이번 실험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술핵실험을 지시한 직후 ‘맞대응’ 성격으로 이뤄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연일 핵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과 체결한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했고,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도 철회했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신형 전술 핵폭탄인 “B61-13 핵중력탄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미 의회 역시 해상 발사 핵순항미사일(SLCM) 개발 예산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센티널’ 등 핵무기 현대화 예산을 속속 승인했다.
로즈 가트묄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차장은 외교매체 포린폴리시(FP) 기고문에서 “핵을 둘러싼 벼랑 끝 전술이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과 협력해 핵 억지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핵무기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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