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는 높은 경제 성장률과 인구 증가율을 보이며 협력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지역 전략은 부족했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GDP의 3%를 차지하고 있으며 54개국 중 33개국이 최빈국으로 분류된다. 또한 전 세계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의 23%에 해당하는 576억 달러가 투입되는 최대 수혜 지역이다.
2023년 2월 정부는 국조실, 외교부, 농식품부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아프리카 개발협력 전략을 마련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ODA 차원의 대외 정책을 통해 아프리카의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지원하고 중장기 협력 기틀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국제개발협력 종합계획의 아시아·아프리카 중심 기조에 따라 지원 규모를 2030년까지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의 농업 분야 개발협력(ODA)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지원 규모의 크기보다는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때문이다. 한국은 과거 극심한 식량 부족을 겪었으나 녹색혁명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많은 아프리카 국가는 한국의 이러한 경험을 모델로 삼아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자 한다.
쌀 부족 국가였던 한국이 ‘통일벼’를 개발해 쌀 자급을 달성한 것처럼 아프리카에도 ‘K-라이스벨트’를 통해 희망의 씨앗을 심고 있다. 한국의 경험과 노력은 네팔 등 다른 국가에서도 성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K-라이스벨트는 벼 종자부터 생산 기반, 유통 체계까지 쌀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한국의 경험과 노하우를 아프리카에 전수하는 ODA 프로젝트다. 아프리카는 젊고 역동적인 인구를 가지고 있지만 쌀 수요의 약 4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은 쌀 생산성을 높여 자급을 달성한 경험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국가들과 함께 지역 여건에 맞는 벼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K-라이스벨트는 가나, 기니, 감비아, 세네갈, 카메룬, 우간다, 케냐 등 7개국을 대상으로 아프리카 국가의 식량 안보 개선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이들 국가에 종자생산단지를 구축하고 한국의 우수한 벼 품종을 보급해 쌀 생산성과 소득 증대를 도모하고자 한다.
우선 종자생산단지 구축과 생산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다. 국가별로 50∼100㏊ 규모의 벼 종자생산단지를 마련하고 농진청 KOPIA(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와 대상국 정부가 협력해 2027년까지 우수 종자를 생산하고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다수확 벼 품종을 생산하기 위해 한국의 벼 전문가를 파견하고 현지 농업인의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2022년 10월부터 K-라이스벨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 여러 실무단이 현지에 파견됐다. 2023년에는 가나를 포함한 6개국에서 벼 종자 생산을 시범 추진했으며 2027년까지 종자생산단지를 완공하고 종자를 생산해 보급할 계획이다. 2023년 시범 생산 결과 목표치보다 281t 많은 2321t을 생산했으며 그중 621t은 보급을 추진할 예정이다.
K-라이스벨트 프로젝트는 식량 안보와 영양 개선을ㅁ 통해 기아 종식(SDGs-2)과 농가 소득 증대를 통한 빈곤 퇴치(SDGs-1)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아프리카 참여국 간의 협력 관계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쌀 생산 기술 전수를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식량 안보를 개선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다.
현지에서 사업 효과를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해 교육 및 홍보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종자 생산 매뉴얼, 영농 단계별 영상을 만들어 아프리카 현지에서 적극 홍보해 나가고 국내에 초청 연수도 실시(총 4회, 5, 7, 9, 11월)하고 있다.
한국은 과거 식량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식량을 원조하는 나라로 성장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의 식량 위기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농업 발전을 이루기 위해 많은 국가가 K-라이스벨트 프로젝트에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함께 협력해 식량 위기 해결에 앞장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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