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 난민촌 공격에 50명 숨져
“美, 레드라인 넘었나 정밀조사”
유엔, 긴급회의 열고 사태 논의
이스라엘군 탱크가 28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최남단 도시 라파 도심에 진입했다. 이틀 전 라파의 탈알술탄 피란민촌 일대에 가해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50명이 숨지고 250여 명이 부상을 입어 전 세계적인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데도 강경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탱크 진입은 6일 이스라엘이 라파 검문소를 점령한 후 22일 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8일 상당수 라파 주민들이 도심의 대표 건물 알아우다 모스크 근처에서 이스라엘군 탱크를 목격했다. 최소 6개 예단이 투입됐다.이스라엘군은 탱크 진입에 관한 질문을 받고 “나중에 성명을 발표하겠다”며 즉각 논평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전쟁이 발발한 후 강경책만 고수하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7일 의회 연설에서 “비극적 사고(tragic mishap)가 발생했다”며 이례적으로 자국군의 책임을 일부 시인한 지 하루 만에 또 탱크를 진입시켰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스라엘을 거듭 비판하고 있다. 27일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백악관이 26일 공습이 ‘레드라인(red line·한계선)’을 넘은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며 넘었다면 미국이 다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보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28일 긴급 회의를 열고 이번 공습에 따른 민간인 피해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앞서 8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습에 따른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을 거론하며 “레드라인을 넘으면 무기 선적을 중단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같은 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선적을 잠시 중단한 사실을 공개했다.
EU 또한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국방장관 회의체 ‘외교이사회(FAC)’에 참석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외교장관은 “EU 회의에서 사상 처음이자 실질적 방식으로 (이스라엘) 제재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라파 국경검문소를 점령한 후 국경을 맞댄 이집트와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7일 검문소 인근 국경지대에서 이집트군과 총격전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이집트군 1명이 숨지고 양국 군인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로이터통신 등은 이스라엘 군인들을 태운 장갑차가 하마스 대원들을 추적하다가 이집트 측 검문소 분계선을 먼저 넘었다고 전했다. 그러자 이집트군이 총격을 가했고 이스라엘군이 반격하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