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난민촌 참사’에도 “레드라인 안 넘었다”…판단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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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5월 29일 1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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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F "소형 탄두로 표적 공격…인근 무기고서 2차 폭발"
美 "현시점 대규모 지상 작전 못 봐…레드라인 피했다"
국제사회 규탄 고조…IDF 탱크, 라파 중심부서 목격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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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피란민이 밀집한 가자지구 최후의 도시 라파를 공습해 난민촌에서 45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지만,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 지원 철회 기준인 ‘레드라인’은 넘지 않았다고 잠정 판단했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 규탄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지만, 미국은 “대규모 공격은 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 지지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 방위군(IDF)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각) 브리핑을 열어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를 종합할 때 공습 2차 폭발이 라파 알마와시 난민촌 사상자를 키운 것으로 파악된다고 발표했다.

하가리 대변인 설명에 따르면 IDF는 난민촌 텐트 구역에서 1.5㎞ 이상 떨어진 목표물을 겨냥해 하마스 고위 관료 두 명을 표적 공격했다.

이후 난민촌에 큰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스라엘군이 사용한 소형 탄두로는 이 정도 크기의 화재를 일으킬 수 없다는 게 IDF 설명이다. 화재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라고 했다.

다만 공습 당일 밤 주민들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영상과 통화 감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지역에 무기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며, 인근 건물에 보관된 무기가 불에 탔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인근에 하마스 로켓 발사대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백악관은 이를 토대로 이스라엘 지원을 철회하는 ‘레드라인’은 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초 라파에서 오용 우려로 이스라엘로 보내려던 2000파운드(약 900㎏)급 폭탄 1800개와 500파운드(약 230㎏)급 폭탄 1700개 등 선적을 보류했다.

이스라엘이 라파 인구 밀집 지역에 들어가거나 대규모 지상 침공을 개시하는걸 ‘레드라인’으로 삼고, 이를 기준으로 무기 지원을 추가 중단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번 참사가 지원을 중단할 만큼의 대규모 공격은 아니라고 잠정 결론 내렸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시점 대규모 지상 작전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가 정의하는 대규모 지상 작전은 “수천, 수만의 병력이 인구가 밀집된 중심부 목표물을 향해 조직적으로 대열을 지어 이동하는 것”이다.

이번 공습은 대규모 병력 투입 없이 표적 공격으로 실시됐으며, 난민촌 참사는 2차 폭발로 인한 화재로 발생했다는 판단이다.

미국이 용인할 수 없는 민간인 사상자 수 질문엔 “측정할 기준이나 할당량 같은 건 없다”며 “우리가 여러 번 말했듯 민간인 사상자 적정 수는 0명이다”라고 답을 피했다. ‘레드라인’에 민간인 사상자 규모 기준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라파에서 작전은 북부 가자시티나 칸유니스에서와 다른 규모라며 “다른 유형의 군사 작전”이라고 선 그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 규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유엔 지도자들은 “가자지구에 안전지대는 없다”며, 라파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U 외교장관들은 전날 회의에서 이스라엘이 국제 인도법을 계속 어기면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처음 논의하고, EU-이스라엘 협의회 회의를 소집해 국제법 준수를 압박하기로 했다.

국제사법재판소(ICJ)도 지난 24일 이스라엘에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생활 여건을 파괴하는 모든 군사 작전을 중단하라고 긴급 명령한 상태다.

브라이언 피누케인 피누케인 국제위기그룹 선임 고문은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미국 무기를 포함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살해하는 것에 매우 높은 수준의 관용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라파 중심지에선 이스라엘 탱크가 목격되면서 본격적인 지상 작전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밀러 대변인은 해당 보도를 봤지만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보건부 발표 기준 지난해 10월7일 개전 이후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3만6000명가량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1200명가량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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