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말 미국 워싱턴DC 스미소니언 동물원에 판다 한 쌍을 보낸다. 올 2월 “여름에 샌디에이고동물원에 한 쌍을 보낸다”고 발표한 데 이어 세 달만에 다시 ‘판다 외교’를 이어가자, 미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까지 나서 기쁨을 표시했다.
미 스미소니언국립동물원은 29일(현지 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한 영상을 통해 판다의 귀환을 알렸다. 바이든 여사는 영상에서 판다 인형을 들고 “판다가 워싱턴에 돌아온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도 이날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미 워싱턴DC 국립동물원과 새로운 판다 국제 보호·연구 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1972년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앞서 국립동물원에 판다 한 쌍을 보낸 이래, 판다는 50여 년간 양국 ‘데탕트(긴장 완화)’를 상징하는 존재였다. 바이든 여사 이전 미 영부인들도 판다 외교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1984년 낸시 레이건 여사는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야생 판다 보호를 위한 모금에 나섰고, 2015년 미셸 오바마 여사는 시진핑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당시 갓 태어난 새끼 판다에게 ‘베이베이’란 이름을 붙여줬다.
하지만 최근 미중 관계가 악화된 뒤 지난해 11월 스미소니언에 있던 자이언트 판다 3마리는 계약이 만료돼 중국으로 돌아갔다. 중국이 미국 내 여러 동물원에 판다를 임대하면서 한때 미국엔 판다가 15마리나 있었지만, 모두 계약 연장이 불발돼 현재 애틀랜타 동물원에만 4마리가 남아 있다. 이마저도 올해 말 임대 계약이 종료될 경우 ‘판다 외교의 시대’가 저물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재협상의 물꼬가 트인 건 지난해 11월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판다 보전을 위해 미국과 계속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직접 말한 뒤로 논의가 다시 진척되기 시작했다.
연말쯤 워싱턴에 도착할 판다 바오리(寶力)와 칭바오(靑寶)는 둘 다 2021년생이다. 지난달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반환된 푸바오보다 한 살 어리다. 스미소니언 측은 “170만 달러(약 23억 원)를 들여 인공폭포와 최첨단 카메라를 마련하는 등 판다들의 생활공간을 새롭게 재단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판다의 고향인 산림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2500만 달러를 모금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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