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섭씨 40도가 넘는 찜통 버스에 11시간 동안 홀로 남겨진 5살 유치원생이 숨졌다.
30일(현지시간)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전날 베트남 북부 타이빈의 한 유치원 버스에서 후이라는 5살 소년이 위독한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이 아이는 당일 아침 6시 20분경 유치원에 가기 위해 29인승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에는 후이를 포함해 원생 10명과 교사 1명이 타고 있었다. 운전기사는 58세 남성이었다.
버스가 유치원에 도착하자 운전기사는 교사와 원생들을 내려준 뒤 교문 앞에 버스를 주차하고 떠났다.
이 유치원은 약 400명의 원생을 돌보는 대형 시설이다. 유치원은 아이들의 출석 사진을 찍어 올리는 소프트웨어 모니터링으로 후이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지만 단순 결석으로 판단해 가족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5시경 후이의 외삼촌이 아이를 하원시키려고 유치원에 오자 교사는 “아이가 등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제야 뭔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달은 삼촌과 교사들은 유치버스로 달려가 문을 부수고 아이를 발견했다. 거의 11시간 동안 차 안에 방치돼 있던 아이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입원 전에 사망했다.
이날 타이빈 지역 기온은 섭씨 35도를 넘나들었다. 창문을 닫고 햇볕에 방치한 차량 내부 온도는 이보다 10도 이상 높아질 수 있다고 전문가는 계산했다.
후이의 엄마는 일하기 위해 외국으로 나갔고, 아이는 2년 넘게 조부모·외삼촌과 함께 살고 있었다.
타이빈성 경찰은 아이가 어쩌다 혼자만 버스에 남게 됐는지 등 자세한 경위와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
- 좋아요
- 0개
-
- 슬퍼요
- 0개
-
- 화나요
- 0개
-
- 추천해요
- 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