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결정에서 주로 참고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대비 2.7%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 수치로 3월(2.8%)에 비해서도 둔화된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했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8% 상승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0.2%, 2.7%에 비해서는 소폭 웃돈 것이다.
PCE 물가지수는 대중적으로 중요도가 높은 소비자물가지수(CPI) 보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로 꼽힌다. 도시생활자에 집중돼 있고, 대체재 등이 현실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근원 PCE가 3월에 이어 2%로 진입해 있고, 전월 대비 소폭 진전을 보인 점에서 미국 인플레이션이 다시 뜨거워질 수 있다는 우려는 잠재울 만하다는 평가다. 하락세를 출발했던 미 뉴욕증시 3대 지수 선물은 PCE 물가지수가 나온 직후 소폭 상승세로 전환됐다.
앞서 4월 CPI도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고, 3월(3.5%)보다 소폭 둔화세를 보였다. 1분기(1∼3월) CPI 상승률이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해 시장에 안도감을 주며 9월 인하 기대감이 반짝 상승한 바 있다.
하지만 수바드라 라자파 소시에테 제네럴 미국 전략 수석은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시장 전망에 부합하고 미국 경제가 둔화되는 시그널을 보였더라도 연준이 빨리 금리 인하를 해야 할 긴박성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미국 대선(11월 5일) 직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정책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9월까지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을 약50%로, 11월까지 금리 인하 가능성을 65%로 보고 있다. 연준 매파들의 강성 발언과 인플레이션 예측의 어려움 때문에 올해 금리인하가 한 차례가 될 지 두 차례가 될지에 대해서도 시장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연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이어 연준 내 2인자로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지만, 올해 말부터 둔화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파월 의장의 발언과 톤을 같이 했다. 반면 매파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올해 말이나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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