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 러셀 보트 전 백악관 예산관리국장(48·사진)이 의회를 통과한 예산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발동, 연방수사국(FBI) 해체, 집회 시 군대 배치 등 초법적인 수준에 가까운 대통령 권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8일 보도했다. 그는 트럼프 재집권 시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때 추진할 국정과제를 담은 ‘프로젝트 2025’ 보고서 작성에도 관여했다.
WP 등에 따르면 보트 전 국장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하야 이후 폐지된 대통령의 의회 예산 거부권을 부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법무부, 연방거래위원회(FTC), 연방통신위원회(FCC) 등에 대한 백악관의 통제를 강화하고, FBI를 해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법을 집행할 목적으로 군대를 동원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트럼프 2기 때는 각종 정치 규범이 깨질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WP는 우려했다.
백인 우월주의 성향이 강한 보트 전 국장은 “좌파가 국가 체계를 부패시켰다. 보수주의자가 봉기해 연방 관료의 권력을 뺏고 대통령의 권한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1972년 워터게이트 당시 법무부, FBI, 검찰 등이 닉슨 당시 대통령의 편에 서지 않았으며 이후에도 이들의 영향력이 비대해졌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연설에서도 “법무부는 독립기관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 보복 의사를 거듭 밝혔다. 그는 6일 유명 상담쇼 ‘닥터 필 쇼’의 진행자 필 맥그로와의 인터뷰에서 “복수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맥그로가 ‘대통령에겐 복수할 시간이 없다’고 하자 “내가 겪은 일을 당신도 겪었다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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