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검토하고 있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 관련 새 규제 방안이 삼성전자와 대만 TSMC 파운드리 서비스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의 잠재적 규제 대상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능을 갖춘 외국 반도체 웨이퍼 팹(Fab·실리콘웨이퍼 제조 공장)이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그들이 중국 기반 고객들에게 반도체 제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중국 기반 고객들로 삼성전자와 TSMC를 꼽았다. 이들 기업은 주요 웨이퍼 파운드리로 꼽힌다.
웨이퍼는 반도체 집적회로의 재료가 되는 둥근 모양의 얇은 판을 말하며, 파운드리는 반도체를 설계한 외부 업체로부터 제조를 위탁받아 반도체를 생산·공급하는 이른바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다.
특히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부국장인 브래이디 왕은 “미국이 GAA를 제조할 수 있는 동맹국들을 규합해, 그들이 중국 칩 설계 회사들을 위해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고 SCMP에 전했다.
UBS의 아시아 태평양 기술 연구 책임자인 니콜라스 가우두이는 최근 웨비나에서 “현재 중국은 (반도체) 칩 제조 분야에서 최첨단 개발 공정 기술이 없다”며 “이 기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만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중국이 현재 GAA 아키텍처를 사용해 칩을 설계할 능력이 없다고 인정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이 AI에 사용되는 반도체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GAA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최신 기술에 대한 접근을 막는 제재를 할 것이라고 대만 중앙통신이 외신을 인용해 전날 보도했다.
GAA는 초미세 반도체 공정기술의 일종으로, 기존 트랜지스터 구조인 핀펫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된다.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크게 높여, 3나노(㎚, 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에서 효과적이다. 특히 3나노 GAA 공정이 가능한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기존의 메모리 기술보다 훨씬 높은 데이터 전송률과 저전력 소비를 제공하는 등 장점을 갖고 있어 AI 개발에 필수적인 부품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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