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세 호주 태생 싱가포르 국적 여성 나탈리 다우가 최근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이른바 말레이(시아)반도를 가로질러 1000㎞를 두 발로 달리는 여정을 12일 만에 끝냈다. 하루 84㎞ 즉 마라톤을 두 번씩 12일간 뛰는 것에 해당하는 이 고단한 여정은 지난 5월 하순 시작해 6월5일 싱가포르에서 끝났다.
다우는 마라톤 거리인 42.2㎞가 넘는 거리를 뛰는 ‘울트라러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그는 30대 후반에야 체력을 키우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극심한 더위와 고관절 부상에도 1000㎞ 여정을 마침으로써 그는 ‘가장 빠른 1000㎞ 태국-싱가포르 울트라 마라톤’이라는 싱가포르 기록을 세웠다. 또한 그는 ‘말레이시아 반도를 도보로 가장 빨리 횡단’한 기네스 세계 기록의 인증을 기다리고 있다.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그 여정은 쉽지 않았다. 싱가포르 매체인 스트레이트타임스에 따르면 더운 날씨에 신발 밑창이 녹고, 달린 첫날부터 고관절 상처를 입었고 3일째 되던 날은 요로감염이 시작됐다. 그는 “나흘 만에 처음으로 내가 이 일을 정말 끝낼 수 있을지 의문을 품었다. 나는 마라톤의 도전을 사랑하고, 이 운동이 주는 날것의 느낌을 사랑하지만, 이런 낮은 지점(절망적 느낌 의미)은 싫어한다. 그리고 그들은 자주 온다”고 말했다.
달리기 내내 다우는 야간 음성 메시지를 통해 후원자들과 팬들에게 달리는 동안 일어난 일들과 느낌을 알렸다.
다우가 이번 달리기를 계획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그전에 달린 최고 기록은 200㎞였는데, 스스로 도전할 다른 방법을 찾다가 이번 달리기를 기획했다. 정확히는 여성 스포츠 참여 독려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1000’이라는 이름이다. 그가 달리는 동안 이 달리기로 연계된 펀드인 GRLS 펀드로 3만7000달러가 모금됐다. 하지만 본인에 따르면 시작할 때는 너무 순진해서 짧은 잠을 자고 길에서 밥을 먹는 시간 외에 내내 달려야만 하는 이 여정을 거의 알지 못했다.
5일 차 메시지에 그는 “길가 노점에서 아침을 먹고 5분간 경치를 감상한 뒤 다시 출발했다”고 기록했고 또 다른 메시지에는 “오후 8시에 저녁 식사를 마치고 오후 11시 30분에 알람을 맞추는 것은 별로 재미가 없다”고 기록했다. 더위를 이기기 위해서는 자정 직후에 달리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결정에 따라 그는 하루 2~3시간밖에 자지 못하고 한밤에 다시 뛰어야 했던 것이다.
다우는 매일 일어나는 것이 “가장 무서웠다”고 회고했다. “나는 매일 일어나서 ‘오늘 달리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에는 온몸이 매우 망가진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여정인 싱가포르로 못 돌아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다우는 달리는 이유를, 달리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 좋은 ‘특정 성격 유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꽤 편안하게 살고 있지만 일부는 좀 더 불편해지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고 자신의 신념 말고는 아무런 한계도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다우는 자기 모습이, 특히 여성과 노년층에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도록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 달리기에 대해서 그는 ”1등을 하든 꼴찌를 하든 상관없다. 당신은 거의 초인적인, 세계 인구의 0.05% 만이 했던 일을 하는 것“이라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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