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 안토니우 코스타 전 포르투갈 총리가 거론된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 이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는 코스타 전 총리가 유력하다.
변호사 출신의 코스타 전 총리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포르투갈의 118대 총리를 지냈다. 총리가 되기 전에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리스본 시장을 지냈으며, 2004~2005년 유럽의회 의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인도계인 코스타 전 총리는 리스본 시장 재임 당시 범죄 지역을 개선한 공로로 ‘리스본의 간디’라는 별명을 얻었다.
8년간 포르투갈 정부를 이끌었던 코스타 전 총리는 참모진의 부패 스캔들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리튬 광산 개발, 친환경 수소 생산, 데이터 센터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부 비리가 발각됐는데, 코스타 전 총리의 비서실장도 구속됐다.
코스타 전 총리는 아직 공식적으로 기소된 상태는 아니지만, 이 스캔들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코스타의 법적 문제는 EU 지도자들을 단념시키지 못한 것 같다”며 “많은 지도자는 코스타가 샤를 미셸의 뒤를 이어 EU의 27개 국가 및 정부 정상 회의를 이끄는 이사회 의장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타 전 총리는 뛰어난 협상가로 평가받는다. 로이터는 “코스타는 오랫동안 유럽 정상회의 의장직에 대한 지지를 쌓아 왔으며, 실용적인 협상가로서 그의 기술이 그가 상임의장 자리를 차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폴리티코 유럽판도 “그는 모든 분야의 유럽 대통령과 총리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으며 복잡한 합의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갖춘 유쾌하고 공정한 협상가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 2009년 11월까지 순회의장국의 국가원수 또는 정부 수반이 담당했다. 6개월 동안 직책을 수행한 뒤 교체됐으며, 공식 직책은 아니었다. 그러나 2009년 12월 EU 정상회의 의장직과 외교·안보 고위 대표직을 신설하는 리스본 조약이 발효되며 공식적인 직책으로 격상됐다.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임기는 2년 6개월, 외교·안보 고위 대표의 임기는 5년이다.
한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관측되며,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 후임으로는 에스토니아의 카야 칼리스 총리가 물망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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