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가운데 미국에선 “6·25전쟁 이후 미국 안보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과 ‘혈맹’인 중국은 말을 아낀 채 북-러 결속이 자칫 신냉전 체제를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17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북-러 관계 심화를 우려한다”며 “(이번 방북에서 이뤄질) 조치가 한반도 안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6·25전쟁 이후 미국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이 선제공격하기 어려운 핵 전력으로 겨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럽연합(EU)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피터 스타노 EU 대변인은 “북-러 관계 심화는 러시아의 고립과 절망, EU의 대러 제재 효과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고립 회피를 위한 “외로운 브로맨스”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17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북-러) 양자 교류의 일로 논평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만 간략히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다만 중국은 푸틴 대통령이 5월 중국에 이어 북한을 방문하며 ‘북-중-러 연대’가 부각되는 점을 불편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경제매체인 차이신(財新)은 18일 “북-러 간 군사관계가 과열되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유사 시 자동 군사개입’ 수준의 긴밀한 군사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까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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