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만에 구조된 30대 등산객…“계곡물 마시며 14kg 빠져”

  • 뉴시스
  • 입력 2024년 6월 24일 1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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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등산을 나섰다가 실종된 30대 남성이 열흘 만에 구조됐다.

23일(현지시간) CNN,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방국 구조대는 지난 20일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있는 빅베이슨 레드우즈 주립공원의 깊은 산 속에서 실종 신고된 남성 루카스 매클리시(34)를 찾아내 구조했다.

매클리시는 지난 11일 레드우즈 주립공원 근처 숲에 멋진 화강암벽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홀로 등산에 나섰다.

그는 3시간 정도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셔츠도 입지 않고 등산화와 손전등, 접이식 가위 외엔 아무것도 챙기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산불로 폐허가 된 지역을 맞닥뜨렸고, 그곳에서 길을 잃었다.

매클리시가 길을 잃은 지역은 2020년 발생한 화재로 큰 피해를 당한 곳이다. 그는 “다른 산속 지형과는 완전히 달라 보였다”며 “화재가 발생해 전소되면 사막으로 변하고 방향을 찾을 수 없게 된다는 걸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화재로 사슴 흔적이나 등산로와 같이 방향 감각을 익힐 수 있는 표식이 사라졌지만, 험준한 지역을 횡단한 경험이 있는 매클리시는 이를 탐험 기회로 삼았다.

하지만 첫날 밤은 추웠고, 그가 준비해 간 것은 가위와 야간 투시경뿐이었다. 그는 은신처를 찾기 위해 협곡을 가로질렀고, 다음날 근처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개울을 찾아 나섰다.

사냥할 다람쥐나 새도 없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매클리시는 숲속에서 며칠 동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기회이자 자신의 생존 기술을 시험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는 젖은 나뭇잎 위에서 잠을 자고, 폭포수와 계곡물을 마시고 산딸기를 따 먹으며 버텼다.

매클리시는 저체온증이 심해지고 바위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상처를 입는 등 생존의 어려움이 커지자 심각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매클리시의 가족들은 ‘아버지의 날’인 지난 16일 그가 보이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자 실종 신고를 했다.

그는 조난 후 8일째부터 누군가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라면서 소리를 질러 도움을 요청했고, 마침내 열흘째 하늘에 떠 있는 드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후 무사히 가족들과 재회했다.

매클리시는 “이게 신기루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드론을 발견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또 그는 “산속에 있던 열흘간 물 다이어트를 했다”면서 “10일 만에 30파운드(13.6㎏)가 빠졌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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