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69% "대기업일수록 高세율 적용받아야"
한국인 61% "한국의 경제 불평등 너무 심각해"
어스포올·입소스 G20 18개국 설문조사 결과
대한민국 국민 3분의 2 이상이 부자에게 세금을 더 내게 하자는 이른바 부유세(Wealth Tax) 정책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류 당면 현안 해결을 위한 국제기구 로마클럽이 주도하는 지속가능 성장 프로젝트 ‘어스포올’(Earth4All)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24일(현지시각) 주요 20개국(G20) 소속 18개국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세제 개혁’ ‘기후변화’ ‘민주주의’ 등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이같이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이들 기관은 G20 18개국 1만8000명(각국 1000명씩)을 대상으로 지난 3월5일부터 4월8까지 약 한 달간 설문을 진행했다. 다만 부유세 관련 질문 등 일부 질문에선 중국이 제외됐다.
조사 결과 한국 국민의 71%가 경제와 생활방식의 주요 변화를 위한 재원 마련 목적으로 부자들에 대한 부유세를 지지했다. ‘반대한다’는 의견은 10%였고,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17%였다.
아울러 ‘대기업일수록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의견에 한국 국민 69%가 찬성했다. ‘부자일수록 더 높은 소득세를 내야 한다’고 답한 이들은 72%에 달했다.
이 같은 한국의 부유세 찬성 비율(71%)은 G20 17개국(중국 제외) 평균(68%)보다 3%p 더 높았다. G20 국가들의 부유세 정책 반대율은 11%였다.
또 G20 국가 국민들은 대기업에 대한 세율 인상에 대해 69%가 찬성했다. 부자일수록 더 높은 소득세율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답한 이들도 77%에 달했다.
국가별로 보면 부자에 대한 부유세 지지율은 인도네시아(86%), 터키(78%), 영국(77%), 인도(74%)에서 가장 높았다.
지지율이 가장 낮은 나라인 사우디아라비아(54%)와 아르헨티나(54%) 등에서조차 국민 절반 이상이 부유세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스포올과 입소스는 ‘부유세’ 외에도 자국 정치·경제 시스템에 대한 질문도 진행했다.
‘최근 자국의 경제적 불평등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나’는 질문에 한국 국민의 61%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G20개국 평균(67%)보다 6%p 낮은 수준이며, G20 소속 17개국 중 공동 16위(일본·사우디아라비아)에 해당한다.
또 ‘자국 정부가 대다수 국민의 이익을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답한 한국인은 23%에 불과했다. ‘믿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45%였다. 이와 관련해 G20 소속 17개국 국민 37%가 ‘믿고 있다’고 답했다.
로마클럽은 이 같은 조사 결과가 미국, 중국, 인도를 포함한 G20 국가 재무장관들이 오는 7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회의를 준비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번 브라질 회의에서 경제·환경 문제 해결 전략 심의 의제에 부유세가 처음으로 포함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어스포올 이니셔티브의 공동 책임자인 오언 개프니는 “이번 조사 결과가 정치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매우 명확하다”며 “G20 국가들에 ‘부의 재분배’라는 명확한 명령을 내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은 경제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느끼고 정치 및 경제 개혁을 원한다”며 “이것이 최근 (유럽 등에서) 극우 포퓰리즘 지도자가 부상하는 것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