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에 헤즈볼라와 전면전 시 지원 약속”…입장 선회 이유는

  • 뉴스1
  • 입력 2024년 6월 24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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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면서 미국이 전면전 발발 시 이스라엘을 약속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동안 미국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전쟁만은 안 된다며 거듭 긴장 완화를 촉구했지만 돌연 양측 간 전면전을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 둘의 전쟁이 중동 전체로 번지는 더 큰 분쟁을 막기 위한 차선책을 선택했다는 해석과 11월 대선을 앞두고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간 갈등을 해소하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CNN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최근 워싱턴DC를 방문한 이스라엘 고위 대표단에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의사를 전달하면서 안심시켰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미국은 지상에 미군을 배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파병 가능성은 일축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을 시작한 후로, 하마스와 같은 친이란 세력인 헤즈볼라와도 거의 매일 국경을 넘나들며 공격을 주고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도발 수위를 점점 높이고 이스라엘도 레바논 남부에 대한 군사작전을 승인하는 등 양측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으며 전면전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국은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전선을 열어서는 안 된다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정면충돌을 극구 반대해 왔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헤바논 간 영유권 분쟁을 종식시킨 경험이 있는 에이머스 호크스타인 중동특사를 지난 1월에 이어 최근에도 급파하며 외교적 해결책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무색하게 전면전 위기가 완화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피해를 줄이며 확전이라도 막으려는 차선책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헤즈볼라는 하마스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력하며, 이스라엘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첨단 미사일과 정밀유도탄 등을 다량 비축하고 있다.

이때문에 헤즈볼라는 맘만 먹으면 이스라엘의 방공시스템인 아이언돔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미국 관리들은 심각하게 우려한다.

만에 하나 헤즈볼라가 이러한 대규모 공격을 통해 이스라엘인 사망자가 발생하는 일이 벌어지면, 이스라엘 역시 이를 좌시할 수 없어 헤즈볼라에 총력 대응해 ‘공멸’ 위기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고민이다.

또 전쟁이 커질 경우 헤즈볼라의 뒷배이자 이스라엘의 천적인 이란의 개입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어 중동 전역이 전쟁에 휘말리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이런 가능성을 막기 위해 이란이 지난 4월 이스라엘에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격을 감행했을 당시 미 해군 구축함과 공군 전투기를 동원해 이를 다수 요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번에도 이스라엘에 헤즈볼라의 미사일 공격 등을 막기 위한 방공무기 지원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무기 지원 지연을 두고 거듭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데 따른 대응이라는 해석도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지상작전을 고수하자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며 자국산 폭탄 총 3500발 수출을 보류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거듭 불만을 터뜨렸고, 이는 오는 11월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결국 이를 잠재우기 위해 미국 정부가 헤즈볼라와의 전쟁 시 이스라엘을 지원한다고 약속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가자지구 전후 계획과 헤즈볼라 대응 논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것도 이번 안보 지원 문제와 무관하지 않은 셈이다.

한편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 전운이 감돌면서 국제사회는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단 한 번의 성급한 행동, 한 번의 잘못된 계산이 국경을 넘어 상상을 초월하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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