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사 씨티그룹이 주식을 파는 과정에서 직원 실수로 대량 매도 주문이 입력되는 ‘팻 핑거’(뚱뚱한 손가락)가 발생해 벌금으로 약 1282억을 물게 됐다.
20일(현지시간) 독일 연방금융감독청(Federal Financial Supervisory Authority) BaFin은 씨티그룹에 매도 주문 거래 시스템 관리 부실을 이유로 벌금 1390만 달러(약 193억원)를 부과했다. 독일 증권 거래법에 따른 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영국 금융감독청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2022년 5월 2일 씨티그룹 직원이 회사 보유 주식 5800만 달러어치를 파는 과정에서 주문 실수로 4440억 달러(약 617조)의 매도 주문을 입력했다.
씨티그룹 내 금융 거래 시스템은 이상 신호를 감지해 2550억 달러의 거래는 차단했지만 나머지 1890억 달러의 거래는 막지 못했다. 그 결과 유럽거래소에서 14억 달러(1조9446억원)의 거래가 체결됐다.
이에 영국 금융감독청(FCA)과 건전성감독청(PRA)은 씨티그룹에 총 7840만 달러(1088억원)의 벌금을 부과했고 씨티그룹 측에 거래 통제 강화를 요청했다.
씨티그룹은 영국 규제 당국과 독일 규제 당국이 부과한 벌금을 합쳐 총 9230만 달러(1282억원)을 물게 됐다.
독일 규제당국은 “씨티그룹이 잘못된 주문이 전송되지 않도록 하는 데 실패했다. 이는 시장 혼란을 촉발하거나 최소한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시스템과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조처했으며 규제를 준수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2년 전 발생한 이 문제를 해결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한편 씨티그룹의 팻 핑거 실수는 처음이 아니다. 2020년 8월 씨티그룹의 한 직원이 화장품 회사인 레브론이 갚아야 할 대출 이자 약 780만 달러(약 108억)을 이체해야 하는 데 이자를 포함한 전체 상환액인 9억 달러(1조2500억원)을 씨티그룹 자금으로 지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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