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리는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에 출마한 모스타파 푸르모하마디 전 법무장관은 21일 TV토론에서 히잡 미착용 여성 탄압에 대해 경고했다. 이슬람 율법을 엄격히 여기는 강경 보수 성향 인사가 히잡 착용을 둘러싼 논란에 이 정도의 발언을 내놓는 일은 그간 드물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4일 “히잡 문제가 대선 화두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강경 보수 성향 5명을 포함해 이번 대선에 출마한 후보 6명 모두가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을 탄압하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헬기 사고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 집권 당시인 2022년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는 이란 전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당시의 반정부 정서가 되살아나는 것을 경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히잡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인물은 후보 6명 가운데 유일한 개혁파인 마수드 페제슈키안 의원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페제슈키안 의원은 “Z세대가 문제 삼는 것은 우리(기성 세대)다. 그들은 변화를 원하지만 우리는 변하지 않았다”며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성을 탄압하는 이슬람 율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유권자 6100만 명 중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 유권자들은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히잡 의무화 방침이 폐지될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는 게 현지 분위기라고 NYT는 전했다. 패션 블로거 파히메 씨(41)는 “여성들은 히잡을 벗는 것에 대해 당국의 허락을 기다리지 않는다. 이미 많은 이들이 히잡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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