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사 세워 2026년까지 투자 완료
“차세대 첨단기능 배터리로 구동”
리비안 주가 장중 50% 치솟기도
독일의 글로벌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이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최대 50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최근 전기차에 대한 인기가 다소 시들해지며 장기화된 고금리로 자금 압박에 시달려 온 리비안으로선 ‘탄탄한 동아줄’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표 직후 리비안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장중 50% 가까이 뛰었다.
폭스바겐은 25일(현지 시간) “리비안에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고, 2026년까지 4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는 내용의 합작회사 설립안을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리비안의 전기차 핵심 기술을 활용하고, 리비안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매진할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폭스바겐과 리비안은 해당 합작회사가 “첨단 소프트웨어를 갖춘 ‘차세대’ 배터리로 구동되는 차량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R J 스캐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는 ‘X’(옛 트위터)에서 “파트너십을 통해 리비안의 소프트웨어 및 전자 플랫폼이 폭스바겐이 구축한 글로벌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CEO도 “양사의 협력으로 차량에 대한 최고의 솔루션을 더 빠르고 저렴한 비용으로 마련하겠다”며 “기술과 경쟁력을 모두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대항마’ 혹은 ‘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리비안은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절정에 이르던 시기인 2021년 11월 나스닥에 상장해 돌풍을 일으켰다. 상장 하루 만에 주가가 30% 급등하며 거대 자동차기업인 포드와 GM의 시가총액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최근 리비안은 차량 1대당 손실액이 3만9000달러에 이를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으며, 조지아주 공장 건설 계획도 중단한 바 있다.
막대한 실탄을 보유한 폭스바겐과 리비안이 손잡음으로써 테슬라, 비야디(BYD) 등이 겨루고 있는 전기차 경쟁 구도가 어떻게 바뀔지도 관심사다. 다만 CFRA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개릿 넬슨은 블룸버그통신에 “이번 발표가 리비안에 대한 신뢰도를 올리긴 했지만 리비안이 운영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평가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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