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대결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TV토론에서 맞붙었다. 두 사람이 TV토론에서 만난 건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두 후보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애를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악수도 하지 않은 채 토론에 나섰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처음으로 대면 격돌한 것이다. 두 후보는 여전히 오차범위 내 초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주제인 경제를 두고 격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추락하는 경제를 넘겨 받았다”며 “우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망친 결정을 다시 살리고 일자리를 살려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은 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응했고, 필요한 예산 지출을 통해 대공황을 피할 수 있었다”고 반박하며 “바이든 대통령은 잘하지 못했고, 인플레이션이 우리나라를 죽이고 있다”고 했다.
두 후보는 여성의 낙태 권리에 대해서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언급하며 공방을 이어갔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은 미국 텍사스주의 한 여성이 성폭력으로 원치 않은 임신을 했지만 낙태가 허용되지 않자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낙태할 권리가 포함되며 국가가 이에 간섭할 수 없다고 결정한 판례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실 대부분의 양심적인 사람들은 로 대 웨이드 사건 판결을 지지하고 있다”며 “연방 대법원이 이를 뒤집은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연방대법원 인적 구성이 보수 우위로 재편된 뒤 대법원이 낙태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도록 결정한 사실을 거론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 문제에 대해서 주(州)가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며 ”유권자들의 손으로 낙태 금지 여부를 각 주에서 결정할 수 있게 되었고 법조계도 찬성하고 있다“고 했다.
두 후보는 방위비 분담금을 두고도 언쟁을 벌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과거에는 수천억 달러를 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분담금에 지출했다”며 “제 덕분에 유럽 국가들의 방위비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나토를 탈퇴하려고 했던 분”이라며 “우리의 힘은 동맹국에서부터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50개의 다른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있다”며 “일본과 한국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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