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지도자들, 바이든 두 번째 임기 마칠 수 있을지 의구심
각종 회담에서 횡설수설하기 일쑤…발언 잠시 중단하는 일도
기부자들도 모금 행사 때 바이든의 유연하지 못한 태도 불만
28일(현지시각) 미 대선토론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신력이 쇠퇴했음이 명백히 드러난 것을 전 세계가 목도했으나 미 민주당이 경고를 무시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보도했다.
토론회가 있기 전부터 해외 지도자들과 민주당 지도자들이 바이든의 행동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들 중 일부는 바이든이 다시 생기를 되찾았다고 했지만 걱정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유럽의 고위 외교관들은 지난해 여름 이래 회의에서 만난 바이든 대통령의 능력이 쇠퇴하고 있음이 두드러진다고 비공개로 말해왔다. 바이든이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마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미 당국자들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애드리언 왓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바이든을 가까이에서 목격한 외국 지도자들은 잘 일하고 있고 세계무대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잘 안다”고 말했다.
외교관들은 이달 중순 로마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바이든이 신체적으로는 약해졌지만 중요 문제 토론에서 명민했다고 말한다.
또 백악관 당국자들은 바이든이 하루 12시간 동안 숨 가쁘게 이어진 각종 회담을 한 번도 취소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럽의 우려
그러나 2명의 유럽 고위 당국자들이 지난해 10월 워싱턴에서 열린 유럽연합(EU)과 정상회담에서 바이든이 토론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말하는 주제를 여러 번 놓쳐 안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대통령이 한 말의 의미를 정리해야 했다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바이든의 고령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운 재앙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28일 대선토론회를 지켜본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걱정스럽다. 대통령이 고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후보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민주당에) 문제가 있다. 방향을 잡지 못한다”고 답했다.
독일 야당 의원 노르베르트 뢰트겐은 X에 “민주당이 말을 바꿔야 한다”고 썼고 야네즈 얀샤 슬로베니아 총리는 바이든이 11월 대선 투표용지에 오르지 않는다는데 걸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행사 때 어려움을 겪었다. 파리에서 열린 젤렌스키 대통령과 양자 회담 때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작게 말해 기자들이 알아듣지 못하기도 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지원하는 2억2500만 달러가 “전력망 재건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으나 수행원들은 이 돈이 탄약과 대공무기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순방 직후 백악관 마당에서 열린 노예해방기념일 연주회에서 바이든이 음악과 동떨어지게 박수를 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많았다. 언제 박수를 쳐야할지 옆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바이든 측근들은 대통령이 정신적으로 명민하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쇠약해진 증거가 나올 때마다 강하게 반박한다.
지난 2월 로버트 허 법무부 특별검사가 바이든의 부통령 시절 비밀 문서 불법 반출 혐의를 기소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고 발언하자 허 특검의 발언이 “불필요한 것”이라고 비난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선 자금 기부자들의 불안
기부자들은 지지자들 앞에서 바이든이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몇 달 전부터 비공개로 우려를 제기해왔다.
지난해 9월23일 뉴욕에서 열린 기부자 모임에서 바이든이 같은 말을 반복해 일부 참석자들이 고령에 대해 걱정하게 만들었다. 지난 2월 로스앤젤레스 선거 자금 모임에서 바이든은 텔레프롬프터를 사용했고 질문이 사전에 화면에 떠 있었다. 이에 대해 일부 참가자들은 보다 활발한 의견 교환을 기대했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달 워싱턴 주에서 열린 모금에서도 바이든이 이스라엘 문제에 대해 발언하면서 횡설수설하다가 5초 가량 말을 하지 못한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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