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佛 선거, 극우 열풍… “마크롱, 참패땐 또 조기 총선” 전망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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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총선, 극우 정당 지지율 1위 열풍
마크롱 개혁-우크라 지원 타격 우려
4일 총선 英도 ‘극우’ 개혁당 강세

바르델라 대표
바르델라 대표

유럽의 경제 강국인 프랑스와 영국이 각각 6월 30일, 7월 4일 총선을 치르는 가운데 극우 정당이 각국에서 동시에 열풍을 일으키고 있어 유럽 주요국의 우경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에선 극우 정당이 사상 처음 승리해 ‘극우 총리’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영국에선 여론조사에서 3위인 극우 정당이 집권 보수당을 역전할 수 있을 만큼 바짝 추격해 극우의 입김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에선 30일 총선 1차 투표가 프랑스 본토와 해외령 577개 선거구에서 진행됐다. 1차 투표에서 지역구 등록 유권자의 25% 이상, 당일 총투표수의 50% 이상의 득표에 성공한 후보가 승리한다. 득표율이 이에 미치지 못하면 7월 7일 2차 투표를 치러야 한다. 이번 선거는 6월 9일 유럽의회 선거 결과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이 집권당 르네상스 지지율의 두 배가 넘는 30%대로 압승한 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의회를 전격 해산하며 치러졌다. 새롭게 의회를 구성해 국정 동력을 되찾겠다는 취지였지만 오히려 RN의 지지율은 선거기간 내내 견고한 1위를 점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총선에서 지더라도 대통령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상 의회 다수당 대표가 총리로 지명돼 중도 대통령과 극우 총리가 전례 없는 동거 정부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동거 정부 내에서 균열이 생기며 연금개혁 등 마크롱표 개혁이 표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지하던 우크라이나 지원 등 유럽연합(EU)의 굵직한 외교 노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자유시장 지향적이고 친유럽적인 대통령(마크롱)은 보수적이고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회의적인 총리(조르당 바르델라)와 직접 대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집권 르네상스를 이끄는 마크롱 대통령은 참패할 경우 다시 조기 총선을 추진할 것이란 보도도 나온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마크롱 대통령이 1년 내에 총선을 다시 실시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4일 총선을 앞둔 영국에서도 극우 성향 영국개혁당의 열풍이 거세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지지율 조사 결과 6월 27일 기준 노동당이 41%로 1위, 집권 보수당은 20%로 2위였고, 영국개혁당이 17%로 보수당을 바짝 추격 중이다.

영국개혁당이 보수당의 보수적인 노인 유권자들을 흡수하고 있는 가운데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는 연일 강성 발언으로 보수 표심을 결집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BBC가 ‘퀘스천 타임’의 부당한 방청객에 대해 사과할 때까지 (인터뷰를) 거부한다”며 영국 공영방송 BBC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가 퀘스천 타임에 출연했을 때 자신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지적한 방청객을 출연시킨 점에 항의한 것이다. 게다가 그의 선거운동원들이 인도계인 리시 수낵 총리를 인종차별적 비속어로 불렀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프랑스#영국#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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