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기 총리를 뽑는 9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당내 거물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며 출마 채비에 나섰다. 지지율이 10%대까지 추락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연임이 어렵다는 전망이 강해지면서 ‘포스트 기시다’를 노리는 당내 주자 행보가 본격화된 양상이다.
30일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의지를 표명한 후보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현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상 등이다. 고노 다로(河野太郎) 디지털상,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전 환경상 등도 출마 의지를 다지는 유력 주자로 꼽힌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각을 세웠던 당내 대표 비주류다. 총재 선거에 4번 출마했고 일본 언론들의 차기 총리감 여론조사에서 늘 선두로 꼽힌다.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테기 간사장은 현재 자민당 2인자이자 옛 모테기파(현재는 해체) 수장으로 당내 입지가 탄탄하다. 머리 회전은 빠르나 인성이 좋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강제 징용 대법원 판결 이후 외상을 맡아 강경화, 정의용 전 외교부 장관과 냉랭한 관계였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3년 전 총재 선거에서 아베 전 총리 지원으로 당내 국회의원 득표 2위에 올라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다. 매년 야스쿠니 신사에 직접 참배하는 극우 색채 인사다. 당내 보수 강경파가 지지하나 아베 전 총리 사망 이후 보수파 결집은 예전만 못하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당 안팎의 퇴진 요구에도 연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총리 재임 1000일을 맞이한 지난달 29일에는 야마나시현을 찾아 제조업, 농업 현장을 시찰했고 향후 홋카이도 등도 방문한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퇴진 요구에 관해 묻는 말에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도 지방과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 총리는 자민당 당내 선거로 뽑힌다. 이 때문에 민심, 여론보다는 당내 세력 합종연횡으로 승부가 갈린다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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