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엔 왕이 없다” 바이든, 트럼프 면책 판결에 “법치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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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7월 2일 09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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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미(美) 연방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뒤집기’ 혐의에 대해 사실상 면책특권을 인정한 것을 두고 “미국에는 왕이 없다. 우리 모두는 법 앞에 평등하다”며 “그 누구도, 심지어 미국 대통령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CNN,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관련 연설을 갖고 “오늘 대법원의 판결로 실질적인 목적을 위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에는 사실상 제한이 없게 됐다”며 “이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원칙이며, 대통령의 권한이 더 이상 법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듭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법치를 훼손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판결과 연계되는 ‘2021년 1·6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 “미국 역사상 가장 어두운 날 중 하나”라며 “미국 국민은 ‘1·6 사태’에 대해 선거(대선) 전 법원에서 답을 받을 자격이 있다. 그러나 그 결정이 (이번 판결로) 선거 전 내려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 국민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직을 맡기고 싶은지 결정해야 한다”며 “트럼프는 그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더 대담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지난 3년 반 동안 그랬던 것처럼 대통령 권한의 한계를 존중할 것”이라며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한 어떤 대통령도 이제 법을 무시할 자유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판결에 반대한 소토마요르 대법관의 ‘모든 공권력 사용에서 대통령은 이제 법 위에 군림하는 왕이 됐다’는 발언을 인용하고 “미국 국민도 반대해야 한다. 저는 반대한다”고도 말했다.

이날 미 연방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 불복해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시도한 혐의(2021년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 그의 ‘면책특권’ 주장을 기각한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즉 이는 전직 대통령이라 해도 대통령 재임 중 행한 공무상 행위에 대해서는 형사 기소로부터 어느 정도 면책을 받아야 한다고 판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특권 주장을 제한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직접 연설에 나선 것은 지난달 27일에 있던 TV토론회의 패배를 희석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일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후보 교체론’에 휩싸인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5분 동안의 연설을 마친 후 언론의 질문은 받지 않은 채 곧바로 퇴장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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