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남편 사퇴 막을 구원자 자처”
질 여사, 보그지 모델 3번째 등장
일방적 찬양 기사로 도배도 논란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다. 남편은 사퇴하지 않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73·사진)가 패션지 ‘보그’의 8월호 표지 모델로 등장했다. 보그는 흰색 정장 원피스를 입은 질 여사가 경건한 표정을 짓고 먼 곳을 응시하는 사진이 실린 최신호 잡지를 1일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토론에서 참패한 후 집권 민주당과 지지층에서는 그의 대통령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질 여사는 분명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질 여사는 지난달 30일 보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90분(TV토론 시간)이 남편이 대통령으로 보낸 4년을 규정할 수는 없다”며 토론 참패론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 “남편이 언제나 나라를 위해 가장 좋은 일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인터뷰 당시 질 여사는 대통령 별장인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 가족과 함께 있었다. 이 모임에서 질 여사, 대통령 아들 헌터 등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질 여사의 태도에 민주당 친화적이라고 평가받는 주요 언론도 냉소적인 반응을 내놨다. 뉴욕타임스(NYT)는 대선 승패를 결정할 경합주 유권자들이 경제 상황에 촉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대통령 부인이 패션지와 인터뷰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고 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표지 사진 속 질 여사가 종교 성인(聖人) 혹은 구원자처럼 나왔다며 전문가와 유권자가 남편의 사퇴를 바라도 질 여사만 기적을 믿는다는 메시지를 준다고 꼬집었다.
보그가 질 여사에 대한 12장 분량의 일방적인 찬양 기사만 게재한 것도 논란이다. 보그는 그가 백악관 내 ‘민심 대변자’ 역할을 한다고 추켜올렸다. 질 여사 또한 “내가 보고 겪은 것을 남편에게 전하면 ‘마법’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보그 편집장 겸 패션계 대모로 꼽히는 애나 윈터는 대표적인 친민주당 인사다. 올 2월 프랑스 파리,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위한 모금 행사도 주최했다. 질 여사의 표지 모델도 이번이 세 번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보그 표지 모델로 등장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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