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英 총선… 집권 보수당, 190년만에 최대 참패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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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의원 650석중 64석 차지 예상
노동당, 14년 만에 정권 탈환 유력
佛 좌파-중도, 극우 RN 견제 위해
2차 투표 앞두고 후보 단일화 박차


4일 실시되는 영국 총선에서 14년간 집권한 보수당이 예상보다 더 큰 참패를 맞을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원의원(MP) 650석 가운데 64석밖에 얻지 못해 창당 190년 만에 역대 최소 의석을 얻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 극우의 돌풍 속에서 극우 성향인 영국개혁당도 보수당을 바짝 뒤쫓고 있어 보수당은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이다.

영국 총선은 4일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의 지역구 650곳에서 일제히 진행된다. 각 지역구에서 최다 득표한 후보가 하원의원으로 선출된다. 관례적으로 하원 다수당 대표가 행정 수반인 총리에 오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기업 서베이션은 2일 집권 보수당이 의회 650석 중 64석만을 얻을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노동당은 484석을 차지해 역대 최다 의석을 가져갈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개혁당은 7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달 24∼26일 지지율 조사에서 16%를 얻어 2위 보수당(20%)을 추격하는 모양새다.

노동당은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압승을 거뒀던 1997년 총선(418석)보다도 훨씬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유력한 총리 후보인 키어 스타머 대표가 구설에 오르며 지지율을 깎아먹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스타머 대표는 1일 버진라디오에 출연해 “금요일엔 오후 6시 이후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고 이를 유지하려 노력 중”이라며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오후 6시 이후엔) 업무와 관련된 건 하지 않는다”고 말해 ‘파트타임 총리’라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장인어른이 유대인이라 가족들이 (유대교 전통대로) 금요일 기도 시간을 갖는다”고 해명했으며 영국 내 유대인들은 “보수당이 유대교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 국민연합(RN)이 선두를 점한 프랑스에선 이달 7일 2차 투표를 앞두고 좌파와 중도 진영이 대거 사퇴하며 후보 단일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자체 집계 결과 3일 오전 4시 현재 2차 투표 진출자 1300여 명 중 221명이 사퇴했다”고 보도했다. 132명은 좌파 연합체인 신민중전선(NFP)이며 83명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범여권 후보자들이다.

중도와 좌파 진영에서 사퇴가 줄을 잇는 건 3자 대결 구도가 이어지면 반(反)극우 진영의 표가 분산돼 RN만 이득을 얻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좌파 사회당 소속인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현지 언론 프랑스2에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우린 모든 힘을 동원해야 한다”며 반극우 결집을 촉구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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