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미국에서 가격 인하 압박을 받으면서 당분간 위고비 가격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지난 2일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에 실린 공동 기고문에서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체중 감량 및 당뇨병 치료제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지난 3월부터 위고비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지적해온 인물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미국인 40% 이상이 비만에 해당한다. 바이든 대통령과 샌더스 의원은 비만 성인의 절반이 노보와 릴리의 체중 감량 약을 복용한다면 연간 4110억 달러(한화 약 596조원)가 소요될 수 있으며, 이는 2022년에 미국인들이 모든 처방약에 지출한 금액보다 50억 달러(약 7조원)가 더 많은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약의 가격이 실질적으로 인하되지 않으면 미국 의료 시스템을 파산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노보 노디스크와 다른 제약사들이 우리나라에서 처방약 가격을 대폭 낮추지 않고 탐욕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한달치 위고비 가격은 1300~1600달러(약 180만~200만원)로, 연간으로 치면 2000만원이 넘는다. 일라이 릴리의 비만약 ‘젭바운드’(티르제파티드) 한달치 가격은 138만원 수준이다.
이에 노보 노디스크는 로이터 통신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당뇨치료제 ‘오젬픽’과 위고비의 가격은 출시 이후 약 40% 인하됐으며, 보험에 가입한 미국인의 80% 이상이 월 25달러 이하만 지불하고 있다”며 “안타깝게도 우리가 가격을 낮춰도 미국 환자들은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릴리 역시 미국의 정가를 다른 국가와 비교하는 것은 환자 경제성 프로그램과 제약사가 사보험 처방약의 관리 업무를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업체 PBM에 지불하는 수천 억 달러의 할인 및 수수료 시스템으로 가격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샌더스 의원이 추가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밝히지는 않았으나, 둘 다 제약회사에 가격을 낮추도록 압박한 기록이 있다. 실제로 노보 노디스크는 오는 9월 열리는 미국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관련한 증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보 노디스크 본사가 위치한 덴마크에서도 위고비 가격이 비싸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향후 위고비 가격에 변동이 있을지 주목된다. 이는 중국과 한국 등 향후 출시를 앞둔 국가에서의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보 노디스크가 앞서 일라이 릴리 등 경쟁사를 의식해 위고비 가격 인하를 언급한 적도 있는 만큼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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