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년간 절벽에 박혀있던 프랑스 엑스칼리버, 하룻밤 새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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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7월 4일 1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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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여년간 절벽에 박혀 있어 ‘프랑스판 엑스칼리버’ 뒤랑달. @exceddius X(트위터) 캡처
1300여년간 절벽에 박혀 있어 ‘프랑스판 엑스칼리버’ 뒤랑달. @exceddius X(트위터) 캡처
13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절벽에 박힌 채 보관돼 ‘프랑스판 엑스칼리버’(Excalibur)이라고 불리던 전설의 검 ‘뒤랑달’(Durandal)이 도난당한 사실이 전해졌다.

3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프랑스 남서부 옥시타니 광역주 로트 지역의 로카마두르에서 절벽에 박혀 있던 녹슬고 오래된 검 한 자루가 사라졌다.

현지 경찰은 그동안 검이 사슬에 연결된 상태로 보관돼 왔던 것을 고려해 도난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검은 프랑스인들 사이에서 뒤랑달로 불렸고 꽂혀 있던 마을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뒤랑달은 중세 유럽 서사시 문학의 걸작인 샤를마뉴 전설에 등장하는 12기사의 수좌 롤랑이 지닌 보검으로 전해져 왔다. 전설 속 뒤랑달은 프랑스 왕국 왕이었던 샤를마뉴가 천사에게 받아 롤랑에게 넘겨준 검으로, 단 한 번에 바위를 절단할 만큼 강력한 무기로 묘사됐다.

로카마두르 지역은 프랑스 내 유명한 가톨릭 성지로 손꼽힌다. 뒤랑달은 한 때 이 지역 교회에 보관돼 왔고 롤랑이 죽는 순간 던진 검이 이 지역 절벽에 박혔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기도 했다.

이같은 전설로 인해 매년 많은 관광객이 성지순례를 위해 절벽을 찾기도 했다. 다만 그동안 현지 당국은 절벽에 박힌 검은 뒤랑달의 복제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현지 주민들은 이번 도난사건으로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도미니크 렌팡 로카마두르 시장은 “주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마을의 일부를 도둑맞은 듯한 기분”이라며 “비록 전설이라 해도 마을과 뒤랑달의 운명은 서로 얽혀 있다. 지난 수 세기 동안 마을의 일부로 존재했던 검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뒤랑달#도난#프랑스#가톨릭#엑스칼리버#보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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