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만나 양국 협력을 다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올 5월 중순 중국 베이징을 국빈 방문한 지 약 한 달 반 만이다. 중국이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을 껄끄러워한다는 일각의 지적에도 두 정상은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러시아 대통령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4일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날 아스타나를 찾은 두 정상은 약 50분간 양자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 불렀고 푸틴 대통령 또한 “양국 관계의 역사상 최고의 시기에 있다”고 화답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외부 세력이 중국 내정에 간섭하거나 남중국해에 개입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미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두 정상이 한반도 사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 19일 북-러 정상회담 이후 두 정상이 처음으로 만난 만큼 어떤 식으로든 언급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중국 관영언론은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소식을 크게 보도하지 않았고, 중국 외교부 또한 “북-러 교류가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다소 불편한 기색을 비쳤다. 이랬던 중국의 태도가 달라진 것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SCO 정상회의는 2001년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6개국이 출범시켰다. 이후 이란, 파키스탄, 인도가 합류했고 올해 벨라루스도 가입한다. 벨라루스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최대 조력국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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