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사진)이 방한 첫 일정으로 현대차그룹 등 국내 대기업 관계자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플라이츠 부소장은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할 경우 주요 인사로 기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플라이츠 부소장은 방한 첫 일정으로 현대차그룹 등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그룹에는 국무부나 싱크탱크 등 미 조야에 인맥이 두터운 우정엽 전무(전 외교전략기획관)와 윤석열 정부 초대 의전비서관을 지낸 김일범 부사장 등이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트럼프 2기’가 현실화할 경우 조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비롯한 경제안보 정책 기조에 큰 변화가 생겨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 4월 미시간주 유세에서 “(당선되면) 임기 첫날 전기차 보조금 폐기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미산 전기차에 보조금 혜택을 주는 IRA법에 발맞춰 북미 투자를 늘려온 우리 기업의 투자 전략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재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그런 만큼 이런 국내 기업들의 우려와 관련해 플라이츠 부소장이 이번에 어떤 메시지를 낼 지도 주목된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7∼10일 3박 4일간 국내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 초청으로 한국에 머문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수위원회에 참모로 있었던 스티브 예이츠 AFPI 중국 정책 구상 의장도 함께 방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9일 세종연구소 주최로 열리는 전문가 간담회 등에 참석한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이번 방한에서 대북 정책 기조나 한미일 안보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플라이츠 부소장과 우리 정부 고위 인사 간 만남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참패한 것으로 평가받는 지난달 첫 대선 후보 TV토론 결과를 계기로 우리 정부 내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의 소통 면적을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진 만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나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등과 면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지난달 일본을 방문했을 땐 우리 국가안보실장 격인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국가안전보장국장을 면담한 바 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으로 국방정보국(DIA), 국무부, 하원 정보위원회 등을 두루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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