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당이 4일(현지 시간)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14년 만에 보수당을 크게 누르고 2010년 이후 14년 만의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노동당 소속 최장수 총리인 토니 블레어 전 총리(1997~2007년 집권)와 유사한 노선을 표방해 ‘제2의 토니 블레어’로 불리는 키어 스타머 신임 총리 겸 노동당 대표(62)가 소득세와 법인세 동결, 아동수당 확대 반대, 국경 경계 강화 등 기존 좌파 색깔을 지운 ‘우클릭 공약’을 앞세워 중도 표심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보수당은 1834년 창당 후 190년 만에 가장 적은 의석을 얻으며 참패했다. 고물가, 불법 이민자 증가 등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 패배 원인으로 지목된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노동당은 현지 시간 5일 오전 12시(한국 시간 오후 8시) 기준 하원 전체 650석 중 412석을 차지하며 제1당을 확정했다. 2019년 총선 때보다 210석 늘었고 과반(326석)도 훌쩍 넘겼다. 보수당은 121석으로 기존 의석(365석)의 3분의 1 수준을 얻는 데 그쳤다. 극우 성향 영국개혁당은 4석을 확보해 2018년 창당 후 처음으로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스태머 총리는 5일 런던 버킹엄궁에서 찰스3세 국왕을 만나 정부 구성 요청을 받으며 새 총리로의 임기를 시작했다. 앞서 런던 중심부에서는 지지층을 만나 “영국이 14년 만에 미래를 돌려받았다. 마침내 희망의 햇살 아래 걷게 됐다”고 외쳤다.
참패한 보수당의 리시 수낵 전 총리는 5일 사퇴하며 “이번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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