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선 승리’ 페제시키안은 누구…美핵협상 지지하는 개혁파

  • 뉴시스
  • 입력 2024년 7월 6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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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해소' JCPOA 복원 지지…"빈곤·전쟁·부패 사라지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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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선에서 최종 승리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미국과의 핵 협상을 지지하는 개혁파다. 집권 시 사회경제적 개혁을 추진하리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보수의 반발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메흐르통신과 프레스TV 등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6일(현지시각) 개표 결과 전날 치른 이란 대선 결선 투표에서 1638만4403표를 얻어 경쟁자인 사이드 잘릴리 후보(1353만8179표)를 280만 표 넘게 따돌리고 승리했다.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심장전문의 출신으로, 의학을 공부한 뒤 1980~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에서는 의료팀 역할로 최전선에 자주 파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 시절인 2001~2005년 보건의료장관을 역임했다.

1954년 9월29일 이란 서아제르바이잔 마하바드에서 태어난 그는 이란계 아제르바이잔인 아버지와 이란계 쿠르드족 어머니를 뒀다. 출생 측면에서는 비주류로 분류된다. 이에 소수민족으로부터 지지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1993년 교통사고로 배우자와 자녀 한 명을 잃었으며, 이후 재혼하는 대신 남은 두 아들과 딸 한 명을 홀로 키웠다. 2013년과 2021년 대선에 도전하려 했으나 중도에 뜻을 접거나 후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의 갑작스런 사망 이후 유일한 개혁파로 출마한 그가 당선되며, 이란은 2021년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 3년 만에 다시 개혁파가 정권을 잡게 됐다. 이에 이란 내부는 물론 대외 정책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그는 붕괴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지지한다. 지난달 TV토론에서 “(당선할 경우) 세계와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게 내 외교 정책 목표”라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와 JCPOA 이행을 지지한다”라고 공언했다.

JCPOA 복원을 지지하는 이유는 서방 제재로 인한 경제난 때문이다. 그는 아울러 “빈곤과 차별, 전쟁, 거짓말과 부패가 이 나라에서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공약했으며, 일반 이란 국민과 정부 간 괴리를 없애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여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성이 2등 시민이고 오직 가족을 목적으로 창조됐다는 관점은 바뀌어야 한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히잡 등 여성의 복장 의무에 관해서는 복장 규정 자체에는 동의하나 법 시행 방식은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실제 그가 얼마나 개혁을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그가 이번 선거에서 유일한 개혁파 후보기는 했지만, 그마저 ‘구색 맞추기’가 아니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이번 대선 전에는 무명의 정치인에 가까웠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단 취임한 뒤에는 이란의 보수파가 페제시키안이 선거 운동 기간 제시한 계획을 좌절시킬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번 결선 투표율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는 점에 미뤄 그의 권한이 약할 수도 있다고 봤다.

이와 관련, 이번 이란 대선 결선투표 참여율은 초반 집계에서는 50% 이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프레스TV는 이후 투표율이 49.8%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WP는 “이란의 성직 통치자들은 높은 투표율을 합법성의 핵심이라고 본다”라고 전했다.

JCPOA 복원의 경우 미국 대선이라는 불확실성도 있다. 이란은 역시 개혁파인 전전임 하산 로하니 대통령 시절이던 2015년 미국·중국·프랑스·러시아·영국·독일과 JCPOA를 체결했다. 당시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가 집권 중이었다.

그러나 2017년 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듬해 JCPOA 탈퇴를 선언했고, 대이란 제재를 대거 복원하면서 서방과의 관계는 깨어지게 됐다. 현재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체제지만, 11월 대선을 앞두고 그는 사퇴론에 휩싸여 있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해 정권을 다시 잡을 경우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JCPOA 복원 기조는 크게 힘을 받지 못할 공산이 크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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