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폭염 속 세 자녀를 뜨거운 차 안에 1시간가량 방치하고 쇼핑을 즐긴 엄마가 경찰에 붙잡혔다.
6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미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한 쇼핑몰 주차장에 있던 차량에서 어른 없이 아이 3명이 우는 모습이 포착됐다.
행인이 이를 목격한 뒤 경찰에 신고하고 즉시 아이들을 구조했다. 다행히 차량 문 잠금장치가 풀려있었다. 아이들은 각각 생후 1개월, 2세, 4세였다.
경찰은 인근 가게에 들어가 쇼핑을 즐기던 친모 A 씨를 체포하고 아동 유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 다만 현재 A 씨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경찰은 “A 씨는 얼마나 자신이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는지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며 “수집된 정보에 의하면 아이들은 약 50분간 차 안에 방치돼 있었다”고 밝혔다.
아이들을 구조한 행인은 “아동복 매장을 향해 걸어가던 중 옆 차에 타고 있던 어린 소년을 발견했다. 아이가 땀을 엄청나게 흘리며 울고 있었다”며 “아이가 숨을 헐떡이는 것 같았고, 마치 죽기 직전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당시 샌안토니오 지역은 섭씨 36~37도를 웃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차량 내외부 온도를 비교한 국립기상청 데이터에 따르면 외부 온도가 33도인 차량의 내부 온도는 1시간 후 최대 53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며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자동차 사망 데이터를 기록하는 단체 ‘키즈앤카세이프티’(Kids and Car Safety)에 따르면 올해만 최소 7명의 어린이가 뜨거운 차 안에서 사망했다. 1990년 이후로는 최소 1090명의 어린이가 뜨거운 차 안에서 방치돼 숨졌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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