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원내대표, 지도부 회의 개최… 최소 4명이 “대선후보 사퇴” 요구
당내 흑인 모임은 “바이든 지지”
내분 조짐에 바이든 “단결” 호소
트럼프 후보선출 맞불 유세 계획
미국 민주당 안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7일 하루에만 최소 9명의 하원의원이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거나 대선 행보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9일로 예정된 민주당 의원 총회가 ‘후보 교체론’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 역시 증폭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파킨슨병 전문가’인 케빈 캐너드 월터리드 군의료센터 소속 의사가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백악관을 무려 8차례 방문했다고 7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인지기능 검사를 줄곧 거부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흑인 의원 모임(Black Caucus·흑인 코커스)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완주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고향이며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등에서 거듭 ‘단결’을 호소하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 민주당 중진으로 확산된 사퇴론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7일 후보 교체론에 대한 하원 지도부의 의견을 듣는 비공개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CNN 등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조 모렐 운영위원회 간사, 애덤 스미스 군사위원회 간사, 제리 내들러 법사위원회 간사, 마크 터카노 보훈위원회 간사 등 최소 4명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별도로 짐 하임스, 조 로프그린, 돈 바이어, 릭 라슨, 수전 와일드 하원의원 등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행보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간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은 개별 하원의원들이 사퇴를 촉구한 적은 있지만 제프리스 원내대표 같은 중진이 주도한 회의에서 여러 명의 하원의원이 동시에 사퇴 요구 또는 우려를 표명한 건 처음이다. 한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 사퇴에 대한 하원의원 수십 명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CNN에 전했다. 또 다른 하원의원은 “9일 회의가 댐이 무너지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도 이날 CNN에 출연해 “이번 주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타운홀 행사와 기자회견을 갖고 이전의 바이든과 같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고 했다. 5일 ABC방송 인터뷰만으로는 건강 우려를 불식시키기 어려웠다고 지적한 것이다.
다만 민주당 내 흑인 의원 모임은 후보 교체를 촉구하는 의원들을 공개 비판하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경쟁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바이든은 역사상 가장 위험한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밝혔다. 또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논의하기 위해 추진했던 8일 회의 또한 무산됐다고 CNN은 전했다.
● 바이든, 버티기 고수… “단결” 호소
바이든 대통령은 7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등을 찾아 ‘단결(stick together)’을 호소했다. 그는 이날 필라델피아의 흑인 교회 예배에 참석해 “우리가 단결한다면 미국의 미래가 이보다 낙관적일 순 없다. 미국을 단결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유세에서 “‘다크 브랜던(Dark Brandon)’이 돌아온다”고 했다. 당초 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의 유약한 이미지를 공격하기 위해 반대파가 만든 ‘밈(meme)’이었지만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며 대통령의 유쾌한 이미지를 상징하는 ‘부(副)캐릭터’가 됐다. 눈에서 레이저를 쏘는 특유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경쟁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식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15∼18일 공화당 전당대회에 맞춘 ‘맞불’ 유세 계획도 발표했다. 특히 15일에는 공화당 텃밭 텍사스주의 린든 존슨 전 대통령 도서관을 방문해 인종차별을 철폐한 민권법 제정 60주년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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