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최고령’ 출전자 “넘어지고 다쳐도 멈추지 않는 것이 비결”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9일 14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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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앤디 맥도널드 공식 홈페이지
“내 나이엔 물론 넘어지면 더 아프고, 낫는 데에도 더 오래 걸리는 건 사실이에요.”

이달 말이면 만 51세가 되는 앤디 맥도널드 씨는 영국 국가대표 스케이트보드 선수다. 다음 달 파리올림픽에서 스케이트보드 종목에 출전하는 선수로는 최고령이다. 스케이트보드는 처음 공식종목으로 채택된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리스트 네 명은 14~22세였고, 올해 대회의 최연소 출전자는 11세 중국 선수다. 20대만 돼도 ‘베테랑’ 소리를 듣는 이 종목에서 50대인 맥도널드 씨는 그야말로 독보적인 존재다.

맥도널드 씨는 8일 미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50대에도 스케이트보드를 탈 수 있는 비결은 “넘어지고 다치더라도 멈추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그와 함께 출전하는 영국 국가대표선수는 16세인 스카이 브라운과 롤라 탬블링이다. 그는 “내 나이의 3분의 1쯤 되는 아이들과 스케이트를 타며 그들의 젊음, 활기, 회복력을 빨아들이고 배운다”라고 말했다.

내달 파리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종목에 영국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51세 앤디 맥도널드(왼쪽)과 16세 롤라 탬블링. 둘의 나이차는 35살에 이른다. 사진출처 팀GB 공식홈페이지
그가 처음 보드를 시작한 것은 12세다. 현재 360도로 두 번 회전하는 ‘720’이 그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기술이다. “요새 12세 선수들은 720는 가뿐하고 900까지 해낸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수십 년간 ‘스케이트보드 월드컵’에서 9번의 승리를 거두는 등 세계 무대에서 숱한 활약을 펼쳐왔지만, 올림픽 본선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예선을 15위로 통과했다. 본선에서까지 선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최근 그를 다룬 기사에서 “예선전에서 두 번의 시도에 실패하고 마지막 기회에 ‘다걸기’ 함으로써 놀라운 행운을 따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맥도널드는 “내게 스케이트보딩은 청춘의 샘”이라며 “금메달을 따면 행복하겠지만 예선 통과만으로도 이미 메달을 딴 것과 같다”라며 즐거워했다. 스케이트보드계의 ‘원로’인 그는 “요즘 십대 동료들이 연습하는 기술을 누가 발명했는지까지 알 때가 많다”라며 차세대 선수들에게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영국 국가대표 ‘팀GB’와의 공식 인터뷰에서 그는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사람들은 공공기물을 훼손하는 악동들이라는 인식이 올림픽 덕분에 확연하게 달라졌다”며 반기기도 했다. 맥도널드는 “많은 사람이 나를 ‘노익장’의 대표주자로 여기지만,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라며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이어가도록 부여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앤디 맥도널드. 사진출처 팀GB 공식홈페이지

그는 무엇보다도 이번 올림픽 출전이 아내와 세 자녀에게도 기쁨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파리 유학생 출신인 아내와 23년 전 결혼할 당시 “가능한 한 파리에 자주 데려가겠다”고 약속했지만, 15년 전을 마지막으로 더는 파리를 찾지 못했다. 이번 본선 진출이 확정된 뒤 그는 아내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마침내 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

“매번 말로만 했다가 못 지킨 약속 기억나지? 이번 여름에는 꼭 당신을 파리에 데려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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